'조금 전 보석으로 석방된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통화했다. 그의 투명하고 맑은 음성을 들으니 무척 기뻤다. 나는 매일 새벽 그를 위해 기도했다’

7일 신평 변호사가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의 석방 소식을 반긴다며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보석 석방’이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신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유명(幽明)을 달리한, 그것도 158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젊은이들을 떠올리면 가슴이 턱턱 막힌다"며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업무상과실치사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것이 본인만의 생각이 아니라 법조인들은 한결같이 그렇게 말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신 변호사는 “재판의 과정 어딘가에서 업무상과실치사의 죄책에 무죄가 선고되리라고 거의 확신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것은 법적 책임”이라며 언제나 소임을 다하는 맑고 지혜로운 박 구청장은 평생 희생자를 기리는 마음가짐으로 근신하며 살아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치권 및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전날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원준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기소된 지 약 5개월 만이다. 다만 재판부는 서약서 제출과 주거지 제한, 보증금 납입 등을 보석 조건으로 걸었다.

지난 2일 열린 보석 심문에서 박 구청장 측 변호인은 사고 직후 충격과 스트레스로 신경과 진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수감된 뒤 상태가 악화돼 불면증과 공황장애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박 구청장과 함께 보석 심문을 받은 최 전 과장도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보석 석방을 고려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편, 박 구청장과 최 전 과장은 참사 당일 안전관리계획을 세우지 않고, 상시 재난안전상황실을 적정하게 운영하지 않은 혐의와 부실 대응을 은폐하기 위해 현장 도착시각을 허위로 기재한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하도록 한 혐의로 지난 1월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