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수소차' 독주…글로벌 완성차 추격 시동

현대차 1분기 수소차 시장 점유율 1위
승용차 넥쏘 이어 상용차 신차 선보여
경쟁사 전기차 집중하는 새 시장 선점
BMW·中·혼다·폭스바겐 현대차에 도전장
주행거리·안정성 등 전기차보다 우수
"인프라 구축이 수소차 시장 성장 좌우"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 제공=현대차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수소차 개발 경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독주 중인 수소차 시장에 유력 제조사들이 연이어 청사진을 공개하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서다. 수소차는 전기차의 ‘보완재’로 미래차 시장의 한 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005380)는 올해 1분기에도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이어갔다. 8일 에너지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1~3월 현대차의 세계 수소차 시장점유율은 54.6%로 절반을 훌쩍 넘겼다. 수소 승용차 넥쏘를 포함해 총 2042대를 팔며 지난해 1분기보다 판매량을 19.8% 늘렸다.








경쟁사와의 격차도 커졌다. 현대차에 이어 점유율 2위에 오른 도요타는 90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점유율도 37.4%에서 24.1%로 줄어 현대차와의 차이는 30.5%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3위와 4위는 중국 업체 포톤(110대)과 킹롱(24대)이 각각 차지했다.


현대차는 2018년 처음 공개한 넥쏘를 앞세워 수소 승용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데 이어 수소의 상용차 시장도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 경쟁사들이 수소차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는 중에도 연구를 이어가며 신차를 선보인 점이 시장 선점에 주효했다.



현대자동차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사진 제공=현대차

지난달에는 한 번 충전으로 72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트랙터의 양산형 모델을 미국 시장에 공개했다. 국내에는 주행거리가 최대 635㎞에 달하는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도 선보였다. 현대차는 이 버스를 서울시에 2026년까지 1300대 공급할 계획이다.



BMW의 수소차 시제품 ‘iX5 하이드로젠’. 사진 제공=BMW코리아

글로벌 업계는 현대차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해 수소차 개발에 다시 뛰어들고 있다. BMW그룹이 대표적이다. BMW는 브랜드 최초의 수소차 시제품인 ‘iX5 하이드로젠’을 한국에서 공개하며 양산형 수소차 개발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유럽 기준)는 504㎞에 달한다. BMW는 2020년대 후반부터 양산형 수소차를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중국 업계의 공세도 매섭다. 상하이자동차(SAIC)는 산하 브랜드 맥서스를 통해 수소차 유니크7을 선보였다. 판매량은 아직 미미하지만 중국 정부의 수소차 육성 정책이 본격 가동하면 언제든 시장점유율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혼다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CR-V 기반의 수소차를 생산할 예정이며 폭스바겐은 2026년 수소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상하이자동차 산하 브랜드 맥서스의 수소전기차 ‘유니크7’. 사진 제공=맥서스

수소차는 전기차와 달리 주행거리가 길고 저온에서도 동일한 성능을 내는 장점이 있다. 충전소 설치가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지만 버스나 트럭 등 상용차는 정해진 경로를 운행하는 만큼 주요 거점에 충전소를 설치하면 해결할 수 있는 걸림돌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와 구분되는 수소차만의 분명한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인프라만 구축되면 얼마든 관련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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