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중국이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를 낮춰 내수 진작에 나선다. 위안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달러 예금금리도 낮췄다.
8일 중국 관영 CCTV 등에 따르면 5대 국유은행이 예금 공시 금리를 상품별로 5~1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고 발표했다.
공상·농업·건설·중국·교통은행 등은 요구불예금 이자율을 종전의 0.25%에서 0.05%포인트 낮춘 0.20%로 내렸다. 2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은 2.15%에서 2.05%로 0.1%포인트 낮췄다. 3년 만기 정기예금은 2.6%에서 2.45%, 5년 만기 정기예금은 2.65%에서 2.5%로 각각 0.15%포인트 인하했다.
중국은 최근 경기 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날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중국의 5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5%로 집계됐다. 국유은행의 예금금리 조정은 시중 유동자금을 늘려 소비를 촉진하려는 중국 당국의 기조에 발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으로부터 최근 단기 정기예금금리는 0.05%포인트, 3∼5년 중장기 금리는 최소 0.1%포인트 인하하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시중은행은 위안화 가치 하락을 관리하려는 당국의 의지를 반영해 달러화 예금 이율 상한선도 낮췄다.
공상·농업·건설·교통은행은 최근 일부 지점에서 최소 예금 5만 달러 이상 상품의 금리를 6%에서 5.7%로 인하했다. 올해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3% 하락했고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긴 달러당 7위안도 넘어서며 최근 6개월 사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인민은행의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 환율은 전일 대비 0.0084위안 오른 7.1280위안을 나타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기조를 이어가는 반면 중국은 통화 완화 정책을 유지하며 양국 간 금리 차이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외환시장지도위원회는 지난달 급격한 환율 변동과 투기 억제를 위해 달러 예금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