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7월 31일부터 한국거래소의 파생상품시장 개장 시각을 현행 오전 9시에서 오전 8시 45분으로 당기기로 했다. 파생상품을 주식보다 15분 일찍 거래하도록 해 장 초반 변동성을 완화하려는 조치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거래소는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제5차 세미나’에서 이 같은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코스피200선물 등 국내 파생상품시장은 1996년 개설된 이후 27년간 주식시장과 같은 시각에 열리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2차 세미나에서 거래소 발전 과제로 제시한 파생상품시장 거래시간 확대 방안을 실제 시행해 글로벌 자본시장과의 연계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당국이 파생상품시장 개장 시간을 앞당긴 것은 주식 투자자가 파생상품 가격을 미리 참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파생상품 가격에는 기초자산 미래 가격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예측이 선반영되는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주식거래에 앞서 선물 가격을 참고(가격 발견)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 존재한다.

실제로 일본·홍콩·대만·싱가포르·호주 등은 파생상품시장을 주식시장보다 10~30분 일찍 개장하고 있다. 독일은 파생상품을 21시간, 미국은 23시간 거래한다. 개장 전 발생한 주요 변동 사항이 선물 시장에서 선제 조정되지 못하는 한국 증시에서만 장 초반 주가 변동성이 높게 나타나는 편이다.

당국은 파생상품시장 개장 시각을 15분 앞당기면서 오후 3시 45분인 마감 시각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 대신 시가 단일가 시각을 현행 30분(오전 8시 30분~9시)에서 15분(오전 8시 30분~8시 45분)으로 줄이기로 했다. 주식시장 개장 전까지 파생상품 가격제한폭은 상하 8%를 적용하기로 했다.

당국은 코스피200 선물·옵션 등 대표지수 상품을 대상으로 이번 조치를 우선 시행한 이후 대상 상품을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야간 시장 개설 등 거래시간을 더 늘리는 방법도 살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