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다시 불붙나…5월 가계대출 증가 4.2兆로 19개월 만에 최대

주담대 중심으로 두 달 연속 증가
아파트 거래 증가에 6월도 늘어날 듯
한은 “가계부채 디레버리징 지연 우려”

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금리 인상 여파로 위축됐던 아파트 매매 거래가 정부의 규제 완화 등으로 되살아나면서 가계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내부에서는 집값 수준이 아직 높은 상태에서 주택 관련 대출이 점차 늘어나면서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9일 한국은행은 5월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1056조 4015억 원으로 전월 대비 4조 1990억 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1년 10월(5조 2000억 원)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가계대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3월 연속 감소하면서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4월 2조 3000억 원이 증가한 데 이어 이달까지 연속으로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늘어난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 영향이다.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3월 2조 3000억 원, 4월 2조 8000억 원에서 4조 3000억 원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1월 1만 9000호, 2월 3만 1000호, 3월 3만 5000호, 4월 3만 3000호 등으로 점차 늘어난 영향이다. 아파트 매매 거래와 주담대 간 시차를 감안하면 3~4월 늘어난 거래량이 6월 주담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감소세를 이어오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다시 늘어나는 양상이다. 5월 기타대출 잔액은 807조 9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200억 원 줄어드는 것에 그치면서 보합세를 나타냈다. 5월 중 여행이나 가정의 달 소비 등이 늘어나면서 자금 수요가 확대됐다.


앞서 한은 통화정책국은 통화정책보고서를 통해 금융불균형 해소가 지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나섰다. 한은은 “집값이 여전히 소득수준과 괴리돼 고평가돼 있으며 가계부채 비율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정부 규제 완화 등 영향으로 올해 들어 집값 하락세가 빠르게 둔화되고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은행 가계대출도 다시 늘어나면서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이 지연될 가능성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은행 기업대출은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다.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5월 말 기준 1204조 5287억 원으로 전월 대비 7조 8075억 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이 3조 4000억 원, 중소기업 대출이 4조 4000억 원 늘어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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