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 유출 혐의' 트럼프 또 기소

美 전직 대통령 첫 연방법 위반
트럼프 "바이든 정부 선거 개입"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기밀 문서를 유출한 의혹으로 기소됐다. 미국 전직 대통령 가운데 연방법원에 기소되기는 그가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월에도 미국 전·현직 대통령 중 최초로 형사 기소된 바 있어 일련의 사건들이 대선 판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8일(현지 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연방검찰이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국방 정보 고의 보유, 기밀 문서 은폐, 사법 방해 공모, 허위 진술 등 7개 혐의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내 변호인들에게 내가 기소됐다고 알렸다”고 밝혔다. 그는 퇴임하며 백악관에서 기밀 문서를 유출한 후 반환 명령에 응하지 않고 사유지에 문서들을 숨긴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 전직 대통령이 연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기소에 대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서 “다른 모든 후보를 앞서고 있는 전직 미국 대통령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도 기밀 문서를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3월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으로 형사 기소됐을 때도 지지층 결집을 시도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이 내년 대선 향방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 결집 전략이 효과를 내면서 그는 현재 공화당 대선 주자 사이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또 재판 중이거나 유죄판결을 받더라도 대통령 출마에는 법적 지장이 없다. 하지만 법적 압박이 거세질수록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온건파 당원들의 지지를 잃을 위험이 상당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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