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톡변호사 탈퇴 강요…이런 경우 본 적이 없다”

‘로톡 사태’ 공정위 전원회의 속기록 공개
“사업자단체가 작은 업체 보이콧 상식에 반해”
“로톡 금지 이유는 변협이 보기에 그렇다는 것”
“로톡 처리 과정 매끄럽지 못한 것 인정”
법무부 7월 로톡 변호사 징계 판단 관심



로톡의 운영사 로앤컴퍼니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2월 15일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열린 전원회의. 이날 안건은 소위 ‘로톡 사태’로 불리는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와 표시광고 제한 행위 위반 여부였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의문을 품었다. “덩치가 큰 정부를 향해서 사업자단체가 항의하는 그런 형태로는 많이 되는데 이렇게 조그마한 민간사업자를 특정해서 공문에다가 탈퇴해라 그러면…” 25년 이상 공정위 사건을 다룬 그에게도 이런 사례는 처음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굉장히 많은 혁신을 걷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플랫폼 경제도 그 일환인데 지금 리걸테크 서비스에 대한 국민적인 요구가 굉장히 크단 말이에요. 변호사협회와 같은 공권력 집행 권한을 가지고 있는 협회에서 그 조그마한 업체를 대상으로 타겟팅을 해서 이렇게 하는 것이 그게 좀, 상식에 좀 반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하는 소리예요.”




지난 2월 23일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가 대한변호사협회 등에 대한 부과 결정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공개된 공정위 심의속기록에 나타나는 한 장면이다. 10일 속기록 문건을 보면 당시 회의에 참석한 6명의 위원들과 로톡 관계자, 변호사 단체 관계자 등은 사태를 둘러싼 쟁점에 대해 논박을 이어간다. 당시 공정위는 변협과 서울변회에 각각 10억 원의 최대 수준의 과징금 등을 부과했는데 이때 심결 과정에서 변호사 단체 주장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 한 심사관(조사공무원)은 변호사 단체를 향해 강하게 말했다. 그는 “변호사법 어디에도 로톡 서비스 이용을 금지할 수 있는 규정이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변호사의 로톡 이용을 금지하고 있는 이유는 딱 하나”라며 “대한변협이 보기에 이게 변호사법 위반인 것 같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확정판결이 난 것도 아니고 기소가 된 것도 아니고 변호사법을 유권해석하는 법무부조차도 법 위반이 아니라고 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변협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서 시장에서 퇴출 될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조치인 회원 탈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변호사 단체 측은 “법무부 장관이 위법이 아니라고 했던 부분은 형사법 위반이 아니라고 했던 것이지 변호사법 무슨 광고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했던 것은 아니”라면서 “변호사 광고에 관한 부분은 헌법재판소나 대법원도 공공적인 부분이라고 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변호사 단체 측은 이 사태를 대하는 데에 있어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는 부분도 나온다. 로톡 자체보다 로톡의 일부 서비스가 문제가 된다고 주장하면서도 플랫폼 탈퇴까지 강요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나온 반응이다. 실제 속기록 속에는 한 위원이 “로톡 이용 자체를 금지하는 거 아니냐, 이상적인 모델을 로톡 쪽에 제시한 적 있냐”고 묻자 변호사 단체 측은 “이상적인 모델을 제안한 적은 없다”는 답했다. 그러면서 “통지를 한 거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매끄럽지 못한 면이나 오해가 되는 면들이 분명히 있었던 것은 맞다”고 말했다.




로톡의 운영사 로앤컴퍼니의 모습. 연합뉴스


한편 공정위는 올 2월 변협과 서울변회가 변호사들에게 로톡 서비스 이용을 금지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변호사들에게 특정 법률플랫폼 서비스 이용을 금지하고 탈퇴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광고를 제한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총 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변협과 서울변회는 공정위 시정명령에 불복해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지난달 30일 서울고법 행정3부(함상훈 표현덕 박영욱 부장판사)는 이런 변협과 서울변회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고 공정위 명령은 현재 정지된 상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법무부는 올 7월 로톡 사태와 관련한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는 로톡 가입을 이유로 변협 징계를 받은 변호사 9명에 대해 내달 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로톡 가입을 이유로 징계를 받은 변호사 9명은 법무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당초 올 3월 결론을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법무부는 연기를 결정했다.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했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다만 올 7월에도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상황이나 순서에 맞춰 진행된다"라며 "외부 전문가들이 다수 포함된 위원회에서 공정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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