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 본사가 위치한 경기 이천시가 ‘첨단 반도체 도시’를 표방하면서 도시 미관 개선에 나섰다. ‘쌀’로 대표되던 지역 특산품 이미지를 확 바꿔 최첨단 산업도시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11일 이천시와 업계에 따르면 이천시는 7일 조달청을 통해 ‘반도체 특화 가로환경개선 디자인개발 용역’을 발주했다. 경기 이천시 부발읍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본사 주변 약 1.5㎞ 구간에 ‘반도체 도시’에 어울리는 특화 디자인을 적용해 첨단 산업도시 이미지를 입히겠다는 목표다. 이달 중 업체를 선정해 10월까지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4500만 원이다.
이천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의 핵심 도시”라며 “SK하이닉스 주변 지역에 반도체 특화 디자인을 제작해 공공시설물 등에 적용함으로써 도시 미관을 개선하고 첨단 반도체 산업도시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천시는 보도블럭, 가로등, 볼라드(자동차 진입 방지용 시설물) 등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SK하이닉스 주변에 디지털 영상을 상영할 수 있는 미디어 파사드 등 특화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스마트 승강장, 액정표시장치(LCD) 현수막 게시대 등도 배치한다. 특화 적용되는 디자인에는 SK하이닉스에서 추진하는 관련 사업을 반영해 연결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천시 1년 예산은 약 1조 원가량인데 SK하이닉스는 3000억~4000억 원을 지방 소득세로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임금을 받는 직장인들이 많아 이천시의 1인당 평균 소득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이천시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5850만 원으로 수원(6380만 원), 인천 동구(6020만 원)에 이어 전국 3위다. 젊은 인구도 꾸준히 유입되면서 도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반도체 사업에서 이천시는 매우 중요한 동반자다. 회사는 이천시에 2021년 2월 15조 원을 들여 최대 규모의 생산 시설인 M16을 준공했다. 축구장 8개에 해당하는 5만 7000㎡ 면적에 아파트 37층에 달하는 105m 크기다. 메모리 칩 생산뿐 아니라 웨이퍼 테스트, 패키지 공정, 신제품 연구개발(R&D)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멀티 팹(fab)’이다.
SK하이닉스는 ‘핵심 거점’인 이천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이천에서만 쓸 수 있는 상생 지원금을 제공하는 등 지역 상권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