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철강주인 포스코그룹이 2차전지 부문에서 ‘성장 엔진’을 찾아 성과를 가시화하면서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고 있다.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올 해 리튬·니켈 등 2차전지 핵심 원료·소재 사업에서 실적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아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포스코홀딩스가 본업인 철강에서 시장 회복세가 더해져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2분기 매출은 20조9858억 원, 영업이익은 1조1628억 원으로 예상됐다. 매출은 1분기(19조3809억 원)보다 8.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65%나 급증할 것으로 기대됐다. 1분기 흑자 전환에 이어 실적 회복세를 탄탄하게 이어가는 셈이다. 주가도 올 들어 40% 가량 상승하며 지난해 고점을 돌파하는 등 실적과 함께 ‘뜀박질’을 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실적과 주가가 상승세에 올라 탄 것은 2차전지 원료·소재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한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과 니켈은 포스코그룹이 확보해둔 원료 광산과 철강업을 하며 쌓은 원천 기술을 앞세워 상업 생산 시대를 열었다. 특히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와 호주 필바라의 리튬 광산 지분 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리튬 원료 공급처를 확보해 2030년까지 리튬 30만톤 생산·판매 체제를 완성할 수 있게 됐다.
니켈 부문도 2021년 니켈 제련 전문 회사인 레이븐소프사 지분 30%를 인수했고, 지난해 10월 전남 광양에 연산 2만톤 규모의 2차전지용 고순도 니켈 정제 공장을 착공했다. 포스코홀딩스는 2030년까지 니켈 생산 능력을 22만톤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도 구체적 성과를 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003670)은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 9만톤의 광양 양극재 공장을 준공해 양극재 총 10만 5000톤 생산 체제를 갖췄다. 앞으로 포항 공장(6만톤)과 중국(3만톤), 캐나다 GM 합작 공장(3만톤) 등 양극재 공장을 추가 건설해 2030년까지 양극재 61만톤 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음극재 사업은 연산 7만4000톤에 이르는 천연 흑연 음극재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올 해는 8만6000톤까지 증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인조 흑연 음극재도 2021년 포항에 연산 8000톤 규모의 1단계 공장, 올 1월 연산 1만 톤 규모의 2단계 공장을 착공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또 포스코홀딩스는 1월 포스코실리콘솔루션에 591억 원 투자를 결정하며 차세대 음극재인 실리콘 음극재 생산 준비에 돌입, 2030년까지 그룹 내 음극재 생산 능력을 32만 톤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지난해 10월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 고체 전해질 공장을 준공하는 등 차세대 소재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글로벌 완성차사와 협업도 주목할 만 하다. 포스코그룹은 4월 일본 혼다와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2차전지 소재 부문에서 양·음극재, 전고체전지용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등에서 공급 협력과 함께 공동 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본업인 철강도 본격적인 회복세가 기대된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2분기 제품 판매량은 845만톤으로 예상돼 작년 4분기(755만톤)와 올 해 1분기(816만톤)에 비해 증가할 것”이라며 “판가 인상과 수출에 우호적인 환율로 이익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