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기밀문건 반출 혐의로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연방법원 출석을 하루 앞둔 12일(현지 시간) 오후 3시께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법원 출석 꼭 24시간 전이다. 마이애미 사법당국은 다음날인 13일 극우 지지세력이 법원 주변에서 폭력 시위를 벌일 것으로 예상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 전역의 트럼프 지지자들은 13일 마이애미 연방법원 앞에서 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집결 계획을 세운 단체들 중에는 2021년 당시 1.6 의회 폭동사태에 가담했던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의 현지 지부도 포함됐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친트럼프 인사들이 법정 출두 직전까지 '보복'과 같은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며 지지층의 반발을 조장하고 있어 또다시 폭력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마이애미로 출발하기 직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재선에 성공하면) 미 역사상 가장 부패한 조 바이든과 바이든 일가의 범죄, 모든 선거와 국경, 우리나라를 파괴하는 데 연루된 모든 이들을 추적할 진짜 특별검사를 임명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전날 인터뷰에서도 "우리나라는 시위해야 한다. 우린 모든 것을 잃었다"며 지지층에게 법원 앞 집회에 가담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국방 관련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보유한 혐의와 사법방해 등 모두 37건의 법 위반 혐의를 적용받았지만 모두 ‘민주당의 정치적 마녀사냥’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친트럼프 인사들도 거친 언사로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앤디 빅스 하원의원(공화·애리조나)은 트위터에 "눈에는 눈"이라고 올렸으며 트럼프 장남의 약혼녀인 킴벌리 길포일은 인스타그램에 트럼프의 사진과 함께 "보복이 오고 있다"는 메시지를 게시했다.
이에 사법당국은 온라인에서 극우 단체들의 동태를 모니터링하며 집회 계획을 감시하고 경찰력을 보강하고 있다. 마이애미 경찰은 출석 당일 최대 5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필요하면 주변 도로를 폐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 법정 출두를 마친 뒤 곧바로 뉴저지로 돌아가 저녁 8시께 본인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