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가 신고가…뉴욕 증시는 1년여만에 최고

/AP연합뉴스


애플이 증강현실(AR) 하드웨어를 공개한 지 일주일 만에 애플 주가가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지난해 1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이날 애플 주가는 1.6% 상승한 183.79달러로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가 총액은 2조8900억 달러(약 3728조원)에 달해 3조 달러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지난 5일 애플이 연례 개발자회의(WWDC) 2023에서 9년 만에 새로운 폼팩터 ‘애플 비전 프로’를 공개한 지 일주일 만에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애플 주가의 올해 상승률은 41%로 나스닥100지수의 상승률(35%)보다 높다.


애플 비전 프로 공개 직후만 해도 가격이 3499달러로 책정되면서 시장 전망치(3000달러)를 뛰어 넘어 판매량이 저조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주가가 소폭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테크 업계에서 비전 프로 체험 후기 등이 공개되면서 상황은 반전했다. 완성도 높은 사용자 경험을 비롯해 애플의 디자인과 브랜드 충성도가 다른 가상현실 헤드셋이 넘지 못한 고비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진 것이다. 웨드부시 증권의 애널리스트들은 애플 비전 프로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확장 가능성을 두고 "애플은 다른 이들이 체커를 둘 때 체스를 한다"며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한 수 많은 앱들이 탄생하면 타 업체들이 하지 못했던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닉스 파이낸셜 서비스의 웨인 코프먼 수석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사람들이 안심할 로드맵을 갖고 있고 엄청난 현금 유동성을 갖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요소가 충분하다”고 짚었다. 또 애플이 공개한 맥북 에어 15 역시 맥북의 판매량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건은 내년 초 출시 시점까지 애플이 비전 프로를 중심으로 한 앱, 콘텐츠 생태계를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느냐다. 니드험의 로라 마틴 애널리스트는 "비전 프로의 광범위한 채택을 이끌기 위해서 애플이 (콘텐츠 협업하기로 한) 디즈니를 인수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애플이 디즈니를 인수한다면 디즈니의 스토리텔러들이 비전 프로를 위한 독특한 콘텐츠를 다양하게 만들어낼 것"이라고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이용자 경험으로 승부를 보게 되면 가격의 취약점은 극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뉴욕증시도 1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948년 이후 최장기 약세장에서 최근 탈출한 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나란히 지난해 4월21일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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