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무진 스윙·건강한 멘탈…떡잎부터 남달랐던 골프새싹들

[본지 후원 제7회 ㈜덕신하우징배 전국 주니어 챔피언십]
전국서 모인 초등생 143명 참가
이틀간 새 친구들 사귀며 웃음꽃
샷할때는 프로처럼 '엄근진'모드
"골프는 재미·스릴 넘치는 운동
시켜서하면 못해…좋아서 하죠"
김명환 회장 "내년엔 국제대회로"

14일 강원 원주의 센추리21CC에서 열린 ㈜덕신하우징배 제7회 전국 주니어 골프챔피언십 시상식에서 부문별 우승자들이 김명환(가운데) 덕신하우징 회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14일 강원 원주의 센추리21CC에서 열린 ㈜덕신하우징배 제7회 전국 주니어 골프챔피언십 시상식에서 부문별 입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14일 강원 원주의 센추리21CC에서 열린 ㈜덕신하우징배 전국 주니어 골프챔피언십 고학년 여자부 최종 2라운드에서 한 참가 학생이 티샷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엄마가 시켜서 하는 거면 이렇게 (열심히) 안 하죠. 재밌어서 골프 하는 거예요.”(구산초등학교 6학년 정수연)


“리더보드의 빨간색(버디), 파란색(보기)으로 표시되는 것 보면 주식 같기도 하고…. 골프는 스릴 넘치는 운동이에요.”(위례초등학교 6학년 임선아)


㈜덕신하우징배 제7회 전국 주니어 골프챔피언십이 열린 14일 강원 원주의 센추리21CC(파72). 대회에 참가한 초등학생 선수들의 카트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샷 할 때는 프로 선수처럼 ‘엄근진(엄격·근엄·진지) 모드’에 들어갔다가도 클럽을 놓으면 이내 장난기 많은 어린이로 돌아갔다. 전체 143명이 남녀 저·고학년부로 나눠 이틀 간 2라운드로 경기한 이번 대회는 한국청소년골프협회 주관, 서울경제신문 후원으로 열렸다. 주니어 대회로는 드물게 갤러리 입장을 허용하고 시상식을 연습 그린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이름난 어린이 골프 축제다.


현재 프로골프 투어를 뛰는 선수들만 해도 어릴 적 부모의 강권에 못 이겨 골프 선수를 지망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지만 요즘 어린이들의 분위기는 다르다. 한 참가 학생은 “엄마나 아빠가 시킨다고 싫은 것을 억지로 하는 친구들은 잘 없다”며 “골프라는 운동 자체가 재미로 가득하고 이렇게 대회 나와서 좋은 샷을 하면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라고 했다. 또 다른 학생은 “골프를 하면 다양한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아이들은 같은 조에 배정된 친구의 좋은 플레이에 목청껏 “굿 샷!”으로 응원했다.


‘좋아서 하는 골프’로 기량을 갈고닦은 아이들은 갤러리들 앞에서 멋진 샷을 뽐냈다. 초등학교 6학년인데 벌써 키가 170㎝인 임선아 양은 드라이버 샷으로 무려 260야드를 보냈다. 임 양은 “방신실 언니처럼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인 방신실, 김민별 등이 롤모델이라는 아이들이 많았다.


참가 학생 가운데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선수들 사이에 이미 유명한 아이도 있었다. 대구신월초 2학년인 김리원 군이다. 김 군은 KPGA 투어 대회를 너무 사랑해 경기를 보러 부모와 전국 곳곳을 다닌다. 어머니 강은경 씨는 “저희 부부는 사실 골프의 ‘골’자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아이가 어느 날 TV 중계를 보더니 푹 빠져 매 대회 갤러리로 관람 가자고 조르고 골프 배우게 해 달라고 하더라”며 “웬 꼬마가 대회장에서 너무 진지하게 경기를 보니까 선수들이 다가와서 말을 걸고 그러다 보니 아이는 더 좋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틀 간 169타(85-84타)를 쳐 저학년(2~4학년) 남자부 6위를 차지한 김 군은 “갤러리를 가거나 골프 클럽을 잡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도 없어진다”며 “서요섭 선수나 로리 매킬로이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고학년(5·6학년) 남자부에서 천지율(안양남초6) 군이 이틀 합계 8언더파 136타(70타-66타)로 4타 차 우승을 차지했고 여자부는 2언더파 142타의 김아란(중일초6) 양이 연장 끝에 우승했다. 5오버파 149타를 치고 연장에서 승리한 최대휘(인천소래초4) 군이 저학년 남자부 우승을, 8오버파 152타의 신승아(회천초) 양이 저학년 여자부 우승을 차지했다.


주최사인 덕신하우징은 고학년 우승자들에게 100만 원씩 등 상위 입상자들에게 총 122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카트 도로와 연습 그린을 활용한 보물찾기 이벤트에는 TV·노트북·세탁기 등 3000만 원 상당의 경품도 마련됐다. 김명환 덕신하우징 회장은 “어린이의 재능을 지원하는 일이야말로 나라의 미래를 위한 길이라는 일념으로 창설한 대회가 어느새 이렇게 자리를 잡았다”며 “내년에는 우리 아이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외국의 어린이 선수들도 출전하는 국제 대회로 규모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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