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썼던 서울시의 브랜드 슬로건 ‘아이·서울·유’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14일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박유진 더불어민주당 시의원과 서울시 브랜드 슬로건 교체 사업의 적정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박 의원은 아이·서울·유를 ‘서울, 마이 소울’로 변경한 것을 언급하며 “슬로건을 교체하려면 서울시 변화가 선행돼야 하는데 지금은 쓸데없이 많은 돈이 들어가고 브랜딩 효과가 떨어진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며 “이것은 거의 상식적 수준의 판단이다. 누가 바꾸자고 했나”고 물었다.

이에 오 시장은 “내가 했다. 보궐선거로 서울시에 다시 들어온 첫날 바꾸고 싶었다”며 “하지만 당시는 의회 사정이 동의 받을 의석 분포가 아니었고 더군다나 조례로 만들어놔서 손을 댈 수가 없어 기다렸다”고 답했다.

오 시장은 “아이·서울·유는 탄생할 때 서울시민 동의율이 34% 정도로 낙제점이었다”며 “그것을 몇 년 동안 홍보하고 익숙하게 만들었지만 해외 반응을 언급할 가치조차 없을 정도로 인지도나 호감도가 매우 열악하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또 “서울 호감도를 증진하는 데 매우 부족하다고 판단해 시장이 되고 나서 최우선 순위로 바꾸고 싶었던 것”이라며 “당시는 문제를 제기하려는 듯한 기세만 보여도 시의회에서 벌 떼처럼 들고일어나 반대해 못 바꿨다”고 맞섰다.

박 의원은 “아이·서울·유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설문조사에서 인지도와 호감도가 꾸준히 상승했다가 지난해 급락했다”며 “브랜드 슬로건을 바꿔야만 한다는 근거로 삼고자 했던 일종의 노력이 아니었는지 강한 의심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오 시장은 “마치 저희가 명분을 만들기 위해 리서치를 조작에 가까운 뭔가를 한 것처럼 말씀하신다”며 “2021년까지 매년 아이·서울·유 홍보 수단으로 리서치를 활용했는데 리서치를 빙자한 홍보”라고 맞받았다.

새 브랜드 슬로건 후보에 대한 설문조사에 대해 박 의원이 “기존 아이·서울·유를 함께 후보에 넣었어야 했다”고 주장하자 오 시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서울·유를 지난 몇 년을 썼는데 어떻게 공평한 경쟁이 되겠나”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