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너가 신고했지?"…이웃에 흉기 휘두른 60대 최후

사진=이미지투데이

이웃 주민이 자신의 음주운전 사실을 신고한 사람으로 지목해 살해하려 한 6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는 살인미수와 특수주거침입 혐의로 구속기소된 A(61)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차량을 몰고 길을 가던 중 이웃 주민인 70대 여성 B씨의 조카 차량과 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가 혈중알코올농도 0.213%의 만취 상태로 운전한 사실을 적발하고 그를 이튿날 새벽까지 조사했다. 앞서 A씨는 음주운전으로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4차례나 있었다.


조사 후 귀가한 A씨는 당일 오후 혼자 술을 마시며 자해하다가 30㎝ 길이 흉기를 들고 B씨 집에 들어가 그의 목을 향해 휘둘렀으나 다행히 A씨 동생의 제지로 B씨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목 부위에 2주간 치료가 필요한 큰 상처를 입었다.


A씨는 수사기관에 "음주 신고를 B씨가 했다고 생각했고 혼자 죽기 억울해 찾아갔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법정에서 "B씨의 목에 흉기를 들이밀어 상해를 입히긴 했지만, 원통함을 호소하고 겁을 주는 과정에서 흉기가 목에 스쳤을 뿐 살해하려는 고의는 없었다"며 살인미수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생각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는 미필적으로나마 자신의 행위로 B씨가 사망할 가능성이 있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며 A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이는 범행 당시 A씨가 B씨에게 "너랑 같이 죽으려고 왔다", "혼자 죽기 그러니까 너 데리고 같이 죽을 거야"라고 말했다는 수사 기록을 근거로 한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B씨의 고통이 상당함에도 A씨는 피해복구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면서도 "살인 시도가 미수에 그쳤고 A씨가 사건 당일 술을 마시고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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