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15일 중국과의 고위급 회담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다음 달 개최 예정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친강 중국 외무장관과 회담할 가능성에 대해 “자연스러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과 유엔에서의 한국의 역할’ 공개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ARF에서의 한중 외교장관 회담 조율 현황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박 장관은 친강 외무장관과 한 차례 전화 통화를 했지만 아직 대면으로 만나지는 못했다.

일각에서 최근 한중 관계 악화가 한중외교장관회담 개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싱하이밍) 본인에게 엄중 경고를 했고 향후 모든 책임은 싱 대사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상호 존중과 호혜에 입각해서 양국 우호 관계를 지속해서 발전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ARF에 참석한다면 대화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장관은 “북한과는 아무 조건 없이 우리가 대화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러한 기회가 생기면 허심탄회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기대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이날 공개회의 개회사에서 내년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을 수임하는 국가로서 “한반도 문제는 물론 우크라이나 사태 등 주요 국제안보 현안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유엔 안보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무엇보다 우리의 생존, 그리고 국익과 직결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있어 한국이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임이사국인 중국·러시아와도 “글로벌 현안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에 동시에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는 한미일 3국에 대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과 공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