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최대 2번 더 올린다”…“단, 7월은 아직 미정”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중계화면 캡처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각각 0.39%, 0.08% 오른 반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68% 내렸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연준의 성명서 발표 직후 급등해 한때 연 3.82%대까지 올랐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를 연 5.00~5.25%로 동결했습니다. 10회 연속 인상 뒤 중단인데요. 월가는 금리인상 동결에도 올해 2번가량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를 매파적으로 봤죠. 다만, 시장은 7월 금리인상 여부가 결정된 게 아니라는 데서 위안을 받았습니다. 앞서 나온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연준의 금리동결에 힘을 실어줬는데요. 오늘은 6월 FOMC 핵심 내용과 금리 전망을 중심으로 전해드립니다.


파월, “거의 모든 위원들이 금리인상 동의 연내 인하 한 명도 없어…건너뛰기라기보다는 속도 조절”

6월 FOMC에서 알아야 할 8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파월 “거의 모든 위원들이 연말까지 어느 정도(somewhat)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예상. 위원회 결정(금리인상 중단)은 오직 이번 회의에만 적용”. 점도표 상 연말 금리 전망치 5.6%로 0.5%포인트(p) 상향. 18명 중 12명이 5.5% 이상 찍어→해석: 최종금리 예상치가 0.5%p 올랐다는 것은 기준금리가 두 번 더 인상될 수 있음을 의미. 대다수의 위원들이 금리인상을 원하고 있는 만큼 추가 긴축 가능성 매우 높아. 특히 파월은 동결을 오직 이번 회의(only about this meeting)라고 한정


② "연내 금리인하 동의한 위원 한명도 없어. 금리인하 수년(a couple of years) 걸릴 수도”→해석: 시장이 생각하는 금리인하는 쉽게 오지 않을 것이며 내년 이후가 될 수도 있음을 강조


③ “근원 물가를 보면 이제 전년 대비 많은 진전이 막 시작됐다. 인플레이션은 내려오겠지만 근원 물가가 인플레의 전반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데 적합한 지표다. 근원 PCE는 6개월 동안 큰 진전이 없다. 2% 타깃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해석: 헤드라인 물가는 상당히 내려왔지만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 물가는 아직 더 내려가야 함을 강조. 추가 긴축의 근거


④ “충분히 제한적인 금리수준에 훨씬 더 접근. 7월 회의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아. 물론 일부 얘기가 있었지만 초점은 6월 회의 결정이었음. 7월은 라이브 회의(live meeting)가 될 것”→해석: 7월 금리인상 전망에 대해 아직 미정이라고 선 그어. 라이브 회의가 될 것이라는 말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까지 데이터와 금융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뜻. 해석하기에 따라 7월 금리동결도 불가능하지 않아. 증시 낙폭 감소와 일부 상승 원인


⑤ “미국 경제는 고용과 경제활동, 인플레를 짓누를 수 있는 신용긴축의 역풍에 직면해 있어. 아직 신용긴축의 여파가 얼마나 될지는 판단하기 너무 일러. 불확실성 커. 통화긴축 효과 완전히 안 나타나. 시차에 대해서는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정확한 컨센서스 없어 이를 고려하면 금리인상 속도를 더 늦추는 것이 적절. 이를 스킵(skip)이라고 부르고 싶진 않으며 속도 조절이 적당”→해석: 연준 지도부가 금융시장 긴축 부분을 크게 신경 쓰고 있음. 대출 신용공급 감소 정도에 따라서는 추가 금리인상 없을 가능성. 파월은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0.75%p→0.5%p→매 회의 0.25%p→건너 뛰면서 0.25%p 인상 등으로 속도가 계속 줄고 있다고 강조


⑥ 올해 실업률 전망 4.5%→4.1%, 근원 PCE 3.6%→3.9%, 실질 GDP 0.4%→1.0%로 상향. 실질 정책금리 올해 1.7%→내년 2% 확대. 파월 “경제전망을 보면 위원회의 2% 인플레 달성 의지 드러나. 급격한 침체나 대규모 실업 없이 인플레를 2%로 낮출 길이 여전히 있다고 생각. 인플레 2%로 낮추기 위해 어떤 대가든 치를 것. 물가안정이 최우선”→해석: 경제전망만 보면 연착륙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으나 파월은 인플레를 잡기 위한 지속적인 긴축할 것임을 시사. 내년 실질 정책금리가 더 높아지면서 침체 가능성 존재


⑦ “노동 시장은 일부 나아지고 있다는 신호 있지만 매우 타이트하다.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노동시장이 어느 정도 더 완화해야 한다”→해석: 이날 실업률 전망치를 4.1%로 크게 낮췄지만 현재(3.5%) 너무 낮기 때문에 추가 완화가 필요. 노동시장 완화 없이는 물가 잡는 것도 어려워


⑧ “상업용 부동산에 대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어. 최근 주택용 부동산 가격 상승 알고 있지만 전반적인 주택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고 적절하다고 본다. 주택 부문은 금리 정책의 한 부분이지만 전체를 좌우하지는 않아”→해석: 상업용 부동산 문제 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요. 주택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큰 문제 의식 갖고 있지 않음



6월 경제전망. 연준

이날 파월 의장은 매파적이었습니다. 22V 리서치의 전략가인 데니스 데부쉬어는 “생각보다 매파적이어서 놀랐다”고 했는데요.


파월은 금리인상 동결이 이번 회의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기자회견 초반에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게 있는데 오늘 위원회의 결정은 오직 이번 회의에만 관련된다는 것”이라고 못 박았는데요.


연준 위원들이 연말 금리 전망치를 지난 3월 5.1%에서 5.6%로 0.5%p 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것임을 예고한 겁니다. 글렌메데의 제이슨 프라이드는 “이번 달에 금리인상이 없었다고 해서 연준이 이번 주기에 금리인상을 완료한 것은 아니”라며 “오늘의 결정은 장기 중단보다는 7월 회의의 인상을 앞둔 스킵(skip)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평가했는데요.


점도표를 보면 18명 가운데 12명이 5.5% 이상을 적어냈습니다. 현 수준(5.00~5.25%)보다 아래를 써낸 사람은 한 명도 없었죠. 그만큼 추가 긴축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월가의 한 관계자는 “특별한 이벤트가 없다면 금리를 더 올리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는데요.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4시53분 현재 7월 0.25%p 금리인상 확률이 64.5%입니다. 어제보다도 4.2%p 올랐. 파월 의장은 “연내 금리인하를 생각하는 위원은 한 사람도 없다. 금리인하에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까지 했습니다.


“시장, 7월 라이브 회의 될 것에 호의적 연착륙 기대도↑”…“내년에는 실질 긴축폭 더 커진다 침체 가능성 여전”

어제만 해도 지속적인 금리인상 중단을 뜻하는 ‘포즈(pause)’를 생각했던 일부 월가 관계자들에게 0.5%p의 점도표 상승은 타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듯 점도표나 파월의 매파적 발언과 관계없이 포즈를 점치는 이들이 적지 않았는데요.


이들은 파월의 “7월 회의에 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는 말에 주목했습니다. 파월의 근원 인플레에 대한 우려에도 “물가가 내려가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근원 PCE가 연말까지 3.9%까지 가는 건 상당한 진전”이라고 한 것도 높이 쳤죠.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는 “연준 성명서와 전망은 매우 매파적이었지만 7월 금리인상 여부에 관한 언급과 인플레이션의 진전에 관한 발언은 약간 낙관적이었다”며 “연준이 약간 지나치게 공격적이라고 보는 투자자들이 (이 부분에 주목하면서) S&P가 하락분을 회복했다”고 전했는데요.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도 “연준은 앞으로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과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거의 중단할 때가 됐기 때문에 투자할 때가 됐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FOMC 결정이 나오기 전이긴 하지만 이날 밥 미쉘 JP모건 자산운용 글로벌 채권투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이르면 9월부터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했을 정도죠.


연준이 금융시장 긴축을 주시하고 있고 그동안의 통화긴축에 따른 누적효과를 걱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날 업데이트한 경제전망을 보면 추가 금리인상을 못할 이유가 없는데요. 연준은 올해 미국의 성장률을 기존 0.4%에서 1%로 두 배 이상 대폭 올렸고 실업률은 낮췄으며 근원 PCE 전망치는 더 높게 잡았습니다.



CME 페드워치의 7월 금리전망

이것만 보면 경기침체 가능성은 낮아지고 연착륙 확률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좀 더 강한 경제는 추가 긴축을 견뎌낼 수 있는 부분이 있겠죠. 블룸버그는 “성장률 부문에서 눈에 띄는 업그레이드가 있었다. 1%는 연착륙의 영역”이라고 했는데요.


봐야 할 건 내년에도 상당한 긴축이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이날 나온 경제전망을 보면 올해 정책금리(5.6%)와 근원 PCE(3.9%)의 차이가 1.7%p인데 내년에는 이것이 2%p로 더 벌어지는데요. 정책금리 예상치는 4.6%로 내려가지만 근원 PCE는 2.6%로 점쳐지기 때문입니다.


앞서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적절한 긴축 수준으로 실질 정책금리 1.5%p 안팎을 제시했었습니다. 명목 금리 수치는 내년에 낮을지 몰라도 실질적인 긴축효과는 내년에도 상당히 이어질 수 있다는 거지요. 이는 물가를 잡겠다는 연준의 의지를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날 파월도 “실질금리를 봐야 한다”고 했죠.


뒤집어 보면 계속되는 긴축에 침체 가능성이 내년까지 이어진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파월이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물가를 2%로 낮춰야 한다”고 했던 점, 소프트랜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약간 돌려서 대답했다는 점도 걸립니다. 파월이 더 두고 봐야 한다고 한 은행권의 신용 긴축 문제도 있는데요. 시타델의 최고경영자(CEO)인 켄 그리핀은 “우리는 2024년에 훨씬 더 조심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건들락, 연준 자신들이 제시한 경로 따르면 무언가 깨질 것”…“파티 끝나가고 있다 vs AI가 생산성 개선 인플레 잡을 것”

어쨌든 핵심은 데이터입니다. 현 시점에서 예측한 것과 달리 들어오는 자료가 더 고무적이거나 경기가 빨리 둔화한다면 연준의 스탠스가 충분히 바뀔 수 있지요. 긴축에 대한 연준의 의지는 충분하지만 데이터가 바뀐다면 입장은 따라 변하겠죠.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연말 인플레 수준이 연준이 예측했던 것보다 낮을 것이라고 본다”며 “궁극적으로 연준은 이번 점도표에서 제시했던 것보다 금리를 덜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월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실제 금리인상이 어떻게 되든) 개인적으로는 금리인상을 건너 뛰는 게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를 최대한 뒤로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전략이라고 본다”며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금리를 올해 한 번도 안 올릴 수도 있고 1번 올리거나 2번 인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아직 열려있다”고 해석했는데요.


시장 전망을 간단히 보면, 모건 스탠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오피스의 마이크 로웬가르트는 “연준은 오늘 금리인상을 중단했지만 매파적인 발언에 투자자들이 눈썹을 치켜 뜨게 했다”며 “인플레이션과 싸움은 긴 것이고 시장에 추가적인 충격이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날 모건 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연말 S&P500 전망치 3900을 재차 강조했는데요.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는 “대형 랠리에 관한 파티가 끝나가고 있다”며 “나스닥의 상승 움직임이 거의 끝에 와 있으며 더 올라갈 수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위험 보상이 극도로 낮다”고 주장했습니다.



6월 경제전망 상의 점도표. 연준

반면 래리 핑크 블랙록 CEO는 “생산성의 붕괴는 우리가 그렇게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을 갖고 있는 이유”라며 “인공지능(AI)이 인플레를 낮출 수 있는 기술이 될 수 있다.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매우 큰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봤는데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CEO는 미 경제 방송 CNBC에 “연준은 말로는 매파적이었지만 행동은 매파적이지 않았다”며 “만약 연준이 그들이 얘기하는 경로를 따라간다면 그들은 무언가를 깨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경기침체를 가르키는 지표가 많다며 연준이 금리인상 재개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연준이 28일에 대형 은행 연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내놓는다고 합니다. 지난 2월 연준이 23개 대형 은행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따져볼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인데요. 대형 은행 위주여서 지역은행의 세부 사정까지 알기는 어렵지만 ‘빅4’ 같은 초대형 은행을 제외한 일부 은행들의 상황은 좀 더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시장이 복잡합니다. 이날은 점도표 0.5%p 상승에 향후 증시에 관한 부정적 전망이 많았는데 내일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더 지켜봐야 할 듯한데요. 오늘 나온 5월 PPI는 전월 대비 -0.3%로 블룸버그 집계치 -0.1%를 밑돌았음에도 FOMC에 묻혔는데 내일 나올 5월 소매판매와 신규 실업수당 청구, 뉴욕주 제조업 지수에 하루 뒤에 보는 FOMC 결정을 더해 투자자들이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이겠습니다. 내일 지표 분석도 ‘3분 월스트리트'와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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