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 진정한 수혜주는 소프트웨어"

◆장현준 삼성자산운용 팀장
반도체업체 중장기 실적 '불투명'
서버 증설 마치면 SW기업 대세
물류·세무 등 각 부문서 독과점
"조만간 영업익·주가 치솟을 것"

장현준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이 12일 서울 서초동 삼성자산운용 사옥에서 생성형 AI 펀드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자산운용

장현준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이 최근 국내외에서 화제가 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의 진정한 수혜주로 소프트웨어(SW) 업체를 지목했다. 아직까지는 반도체 종목의 상승세가 두드러지지만 AI 서버 증설 경쟁이 끝난 뒤부터는 소프트웨어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장 팀장은 최근 서울 서초동 삼성자산운용 사옥에서 서울경제 취재진과 만나 “현재는 생성형 AI 관련 투자가 반도체와 관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에 몰려 있는데 중장기 성장성을 고려할 때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가 진짜 수혜주로 부상할 것”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장 팀장은 삼성자산운용이 지난달 17일 국내 최초로 선보인 글로벌 생성형 AI 소프트웨어 기업 집중 투자 상품 ‘삼성 글로벌 Chat AI 펀드’를 사실상 설계한 인물이다. 2016년 펀드매니저(운용역)로 삼성자산운용에 합류해 이 회사의 글로벌 주식 공모 펀드 운용을 도맡고 있다.


장 팀장은 실제로 최근 급부상하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을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1일 기준 삼성 글로벌 Chat AI 펀드의 비중 상위권 종목은 맨해튼어소시에이츠(물류 소프트웨어), 인튜이트(세무 소프트웨어), 세일즈포스(고객관리 소프트웨어), 듀오링고(어학 소프트웨어), 슈퍼마이크로컴퓨터(AI 서버 부품) 등이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를 제외하고는 모두 소프트웨어 업체다. 장 팀장은 “이들은 물류·세무·고객 관리 등 각 부문에서 독과점적인 지위를 갖춘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로 매출 대부분이 기업간거래(B2B)에서 나와 현금 흐름이 안정적”이라며 “이들 기업은 업무 효율을 높일 AI 소프트웨어 신제품을 계속 출시하고 있다. 인건비를 절감하고 경쟁사에 뒤지지 않으려는 고객사들의 구매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권형 펀드로만 돈이 몰리는 상황에서도 삼성 글로벌 Chat AI 펀드에 12일 기준 약 60억 원이 설정됐다”며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장 팀장은 생성형 AI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조만간 실적을 대폭 개선해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장 팀장은 “소프트웨어 기업은 무형의 제품을 팔다 보니 매출이 증가할수록 영업이익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리스크온(위험 감수)으로 변하면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팀장은 AI 반도체 업체의 중장기 실적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 팀장은 “현재 AI용 반도체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곳은 ‘클라우드 타이탄’이라고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과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등 4개 정도뿐”이라며 “지금은 생성형 AI 초기 경쟁 단계라 관련 서버 구축을 위한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지만 이 단계가 끝난 후 실적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클라우드 타이탄 간 경쟁 격화 상황을 언급하면서 “대화형 AI 등장으로 검색 엔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자상거래 등 기존에는 확고했던 각자의 영역에 서로 침투할 수 있게 됐다”며 “중장기적으로 이들 기업 간 통폐합이 일어나면 AI 반도체 수요처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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