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7개월 만의 코스피 IPO…넥스틸, 공모 돌입 초읽기

한국거래소 이달 중 예심 승인 전망
늦어도 7월초 증권신고서 제출 계획
4000억 원 가까운 기업가치 기대
물량 절반에 달하는 구주매출은 부담
하나證, IPO 경쟁력 돋보일 기회


유정 굴착 및 채유 과정에서 사용되는 유정관(OCTG). 사진 제공=넥스틸

유정용 강관 전문 제조 기업 넥스틸이 이달 말 코스피 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르면 다음주 말 넥스틸의 상장예비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넥스틸은 4월 19일 올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예심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오는 27일이 거래소가 정한 심사 기한(45영업일)의 마감일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가 늦어도 이달 마지막 주에는 상장예비심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심사 승인은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넥스틸은 심사 승인 시점에 따라 일정을 소폭 조절할 수 있지만 늦어도 7월 초에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바이오노트 상장 이후 멈췄던 코스피 IPO가 약 7개월 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1990년 설립된 넥스틸은 경상북도 포항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공장을 운영하며 원유와 천연가스 등의 굴착에 쓰이는 유정용 고강도 강관을 생산하는 업체다. 2021년 아주IB투자와 원익투자파트너스로부터 465억 원을 투자받으며 약 1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또 상장 주관사이기도 한 하나증권이 올 1월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16억 원을 투자하면서 넥스틸의 기업가치를 약 2000억 원으로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상장 과정에서 넥스틸이 4000억 원에 가까운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넥스틸은 매출 6684억 원, 영업이익 1813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순이익도 1442억 원으로 지난해 11억 원의 순손실 상태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세아제강(306200), 하이스틸(071090), 휴스틸(005010) 같은 강관 업체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4배 정도”라며 “공모가 할인율 등을 고려하면 3000억 후반대의 시가총액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2021년 투자 유치 이후 2년 만에 기업가치가 4배 이상 커지는 셈이다.


높은 구주매출 비중은 흥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구주매출로 발생한 돈은 회사가 아니라 기존 대주주에게 돌아가고 이를 위해 기업 가치를 과도하게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넥스틸이 공개한 예비심사청구개요에 따르면 넥스틸은 700만 주를 공모할 예정인데 상장 예정 주식 수는 총 2600만 2000주다. 현재 넥스틸의 발행 주식이 2235만 2000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모 물량의 절반 가까이가 구주매출로 추정된다. 다만 넥스틸의 주주 구성이 오너 일가 72.8%, 2대 주주인 넥스틸홀딩스 26.7%, 하나증권 0.5%로 단순한 만큼 상장 후 유통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구주매출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한편 하나증권은 이번 넥스틸 상장으로 2016년 LS전선아시아(229640) 이후 7년 만에 코스피 상장 레코드를 쌓게 된다. 단독 주관으로는 2012년 하나대투증권 시절 SBI모기지 상장 이후 11년 만이다. 연초 취임한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가 주식발행시장(ECM) 등 전통적 IB부문을 강화하기로 선언했는데 이번 넥스틸 상장을 계기로 향후 ‘대어’급 경쟁에도 뛰어들겠다는 계획이다.


하나증권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오픈놀·이노시뮬레이션 등 2곳의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고 코스닥 신규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를 신청한 기업(리츠·스팩 제외)도 현재 5곳에 달해 올 IPO 시장에서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증권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25호스팩(435620)(430억원 규모)은 스팩 제도 도입 후 대형 스팩으로는 처음으로 기업 합병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