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변호사가 합의금을 많이 받아내고자 블로거 ‘도도맘’ 김미나씨에게 허위 고소를 부추겼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 심리로 열린 강 변호사의 무고 교사 혐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씨가 이와 같이 증언했다.
김씨는 “고소장에 묘사된 내용은 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간이란 말이 너무 듣기도 그렇고 무섭다고 이렇게(고소장에 강간치상 적시)까지 해야 하느냐고 했더니 강 변호사가 (당시 증권사 본부장이었던) A씨를 강간치상죄로 고소하면 합의금 3억∼5억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또 사건 당시인 2015년 3월 A씨가 김씨를 맥주병으로 폭행한 것은 맞지만 고소장에 적힌 옷차림도 사실과 달랐고 A씨가 강제로 신체 부위를 만진 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가 "강간을 혐의에 추가해야 합의금이 커진다. 조금만 만져도 강제추행이다"라고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있냐는 검찰 측 질문에도 "네, 기억난다"고 인정했다.
김씨는 강 변호사와 교제했던 사실도 인정하면서 "처음부터 A씨 고소할 생각은 없었다"라며 A씨를 허위로 고소한 뒤 양심의 가책을 느꼈고 강 변호사와 헤어지고 난 뒤 고소를 취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을 접수했던 2015년 12월 당시 "강 변호사가 댓글을 고소하는 등 돈을 버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김씨는 거짓 성추행 사건을 꾸며 전 연인인 A를 고소한 혐의로 이미 유죄를 선고받았다. 무고 혐의로 별건 기소된 김씨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후 항소하지 않아 지난 2월 형이 확정됐다.
강 변호사의 무고 교사 의혹은 지난 2020년 강 변호사가 김씨에게 "강간했건 아니건 상관없다", "(강간이) 살인 말고 제일 세다"며 적극적으로 설득한 정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공개하면서 제기됐다.
강 변호사는 과거 연인이었던 김씨가 증권사 임원 A씨를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고소하도록 종용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강 변호사는 김씨와 교제하던 2015년 11월 김씨가 A씨로부터 머리를 가격 당해 다친 사실을 알고 그에게 합의금을 받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강 변호사는 김씨로부터 '강간이나 강제추행을 당한 사실은 없다'는 말을 듣고도 "단순 폭행으로는 합의금을 많이 받기 어렵다"고 설득한 뒤 '김씨를 성폭행한 후 맥주병으로 때렸다'는 내용증명을 A씨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강씨에 대한 고발장이 검찰에 접수됐고 이듬해 서울중앙지검은 강 변호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강 변호사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