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안장·야구배트에 300억원 상당 마약이…경찰, 마약 밀수입 일당 검거

항송특송화물로 필로폰·케타민·엑스터시 밀수입
경찰, 검거 과정서 29억 상당 마약류 압수해
美서 들여오던 필로폰 499g은 美 세관서 단속

마약류 밀수입책이 자전거 안장에 숨긴 케타민을 꺼내고 있는 모습. 영상=서울경찰청 제공

자전거 안장과 주방용품 등에 마약류를 은닉해 항공특송화물로 들여오는 수법으로 시가 약 300억 원에 달하는 대량의 마약을 국내에 밀수입한 피의자 8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시가 29억 원에 달하는 필로폰 506g과 케타민 527g을 압수했으나 이미 상당량의 마약류가 국내에 유통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서울경찰청 마포 청사에서 16일 브리핑을 열고 항공특송화물에 마약류를 은닉해 밀수입한 뒤 고속버스 등을 이용해 국내에 유통시킨 피의자 13명 중 8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검거된 8명은 마약류 국내 유통책 5명과 밀수입책 3명이다.


경찰은 검거된 피의자 중 4명을 구속했다. 검거되지 않은 피의자 4명에 대해서는 모두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총책 2명에 대해서는 지난 4월 25일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내·외국인으로 구성된 밀수입책들은 2021년 1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총 5회에 걸쳐 필로폰 7069g, 케타민 869g, 엑스터시 500정 등을 자전거 안장과 주방용품에 은닉한 뒤 태국 발 항공특송화물을 통해 밀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필로폰과 케타민의 1회 투약량이 통상 0.03g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필로폰은 약 23만 5633명, 케타민은 2만 8966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 마약류 중 상당량은 국내에 유통됐을 가능성이 높다.



마약 밀수입책이 지난해 11월 10일 야구배트에 필로폰 499g을 은닉해 미국 발 항공특송화물로 들여오려다 적발된 현장.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한편 이들 일당이 미국 발 항공특송화물을 이용해 야구 배트에 숨겨 밀수입 하려던 필로폰 499g은 지난해 11월 10일 미국 세관에 단속돼 미수에 그쳤다. 필로폰 499g은 1만 6633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밀수책들은 알루미늄 야구배트의 빈 공간에 필로폰을 숨기는 수법으로 밀수입을 시도했다.


국내 유통책들은 이러한 수법으로 밀수된 마약류를 던지기 수법으로 공급받아 하선에게 케타민 500g과 필로폰 115g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에 따르면 마약류를 밀수해 국내에 들여온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중형에 처하게 된다.


경찰은 2021년 7월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류가 판매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첩보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텔레그램에서 위장거래를 하는 위장수사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국내 판매책과 밀수입책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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