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애틀에서 한인 임신부가 출근길 ‘묻지마 총격’으로 숨지면서 애도와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과 시애틀타임스에 따르면 시애틀에서는 지난 13일 오전 11시께 차를 몰고 일터로 가던 중 총격에 숨진 권모씨(34)의 안타까운 죽음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권씨가 남편과 함께 운영 중이던 일식당 옆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마이클 호일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은 사람이었다”면서 “이타적이었고, 매일 같이 일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당시 시애틀 도심에서 신호 대기 중 갑자기 다가온 남성이 퍼부은 총격에 머리 등 4곳을 맞고 숨졌다. 임신 8개월이던 권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목숨을 잃었고, 응급분만으로 태어난 뱃속 아기도 길게 버티지 못한 채 곧 숨을 거뒀다. 사건 당시 권씨와 함께 차를 타고 가던 남편(37)은 팔 등을 다쳤다.
권씨의 친구라는 한 지인은 모금 웹사이트인 ‘고펀드미’에 권씨의 사연을 올리고 “고인은 시애틀에서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꾸리고 열정적으로 일했다”고 회고하면서 “그의 두 살 난 아들은 아직 엄마의 죽음을 알지도 못한다”고 애도했다.
이 지인은 “이 아이에게 엄마를 다시는 못 볼 것이라는 비극을 누가 얘기할 수 있겠나”라면서 “이 가족을 돕고 싶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이 웹사이트에는 권씨와 유족을 위한 기부금이 23시간 만에 10만달러(1억2000만원)을 넘어섰다.
권씨 부부의 일식당 앞에도 꽃다발과 위로 편지가 쌓이고 있다. 브루스 해럴 시애틀 시장은 14일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유족에게 위로를 전하고 “막무가내 총기 범죄로 행복했어야 할 시간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악몽으로 변했다”고 규탄했다.
이번 사건의 범행 동기와 배경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경찰은 용의자가 권씨와 이전에 연결 고리가 없었던 것으로 잠정 결론지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