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논란' 소래포구 '큰절 사죄'에도 "못 믿겠다"…10년 전부터 근절 다짐

14일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에서 상인들이 자정대회를 열고 신뢰 회복을 약속하며 사과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최근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상인들이 바가지 요금을 근절하겠다며 큰절까지 하며 사과를 해 화제가 됐지만 10년 전에도 이미 이 같은 사과를 한 적이 있어 진정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소래포구 상인들은 10년 전부터 호객행위와 불친절 서비스, 바가지 근절을 위해 수차례 사과와 다짐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인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바가지 요금 등이 논란이 일자 지난 15일 고객신뢰 자정대회를 진행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래포구에서 꽃게 바꿔치기를 당했다는 사연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당시 글쓴이는 “아이들을 주려고 꽃게 두 박스를 사서 집에 돌아왔는데 상태가 이렇다”며 다리가 다 잘려나간 꽃게 사진을 올렸다. 물건을 구매할 때만 해도 다리도 다 달리고 파닥거렸는데 물건을 바꿔치기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소래포구전통어시장상인회, 인천수협소래어촌계 등 주요 단체에 가입된 상인 100여명은 시장 곳곳을 돌며 섞어 팔기, 위생 문제 등에 대해 사과하는 자정 캠페인을 벌였다. 신영철 소래어촌계장은 “꽃게 다리 사건으로 야기된 자정대회가 반성의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다시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캠페인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은 “다시 반복될 일”이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은 비싼 가격과 지나친 호객행위 등으로 고객 불만이 끊이지 않았고, 그동안 수차례 근절을 다짐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인천시 남동구는 소래포구 호객행위 근절을 위해 소래포구 상인 70여명과 함께 자정결의 대회를 열었다. 또 상인들을 대상으로 식중독 예방을 위해 수산물 위생관리법 안내 등 특별 위생교육을 진행했다. 소래포구 상인들의 호객행위와 불친절 서비스 등으로 소래포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었다. 또 2020년에도 어시장 측은 바가지를 근절하겠다는 취지로 상인 교육을 진행했고, 지난해 인천 월미도의 한 횟집에서 바가지 논란이 일자 소래포구종합어시장 상인회가 점포를 돌며 소비자를 속이거나 지나친 호객행위를 금지해 달라고 적극적으로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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