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시각장애인 응대 매뉴얼을 마련하고 이달부터 모든 은행 영업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그간 시각장애인이 은행을 방문해 통장을 개설하거나 예금·대출 상품 등을 가입하려면 구체적인 응대 방법이 존재하지 않거나 계약 서류 등에 자필로 기재해야 할 경우 보호자가 동행해야 해 불편함이 컸다.
이에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함께 시각장애인이 혼자서 영업점을 방문하더라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응대 매뉴얼을 마련했다.
매뉴얼에 따르면 영업점은 시각장애인 응대를 위한 전담 창구를 설치하고, 시각장애인에 대한 응대 요령을 숙지한 전담 직원을 전담 창구에 배치해야 한다. 시각장애인이 영업점을 방문하는 경우 전담창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해야 하며, 본인 의사에 따라 일반 창구 이용도 가능하다. 시각장애인이 도움이 필요한 경우라도 본인의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은 가급적 지양하고 사전에 행동에 대한 안내를 말로 표현해야 한다.
시각장애인이 계약 서류 등에 자필로 기재가 어려운 경우에도 보호자 동행이나 도움 없이 혼자서 통장을 개설하거나 예금 또는 대출 상품을 가입할 수 있도록 전담 직원이 서류 작성을 보조 하게 된다.
전담 직원은 계약 서류상 자필 기재가 필요할 경우 고객 본인의 의사를 확인한 뒤 계약서류 작성을 보조하게 된다. 전담 직원은 고객에게 대신 기재할 내용을 설명하고, 해당 내용을 고객 본인이 직접 구두로 발음하게 한 뒤 이를 그대로 기재해야 한다. 서명 또는 날인은 시각장애인 본인이 직접 기재해야 한다. 보호자가 함께 내점한 경우 시각장애인이 구두로 발음한 내용에 따라 보호자가 대신 기재하는 방식으로 계약 체결도 할 수 있다.
당국은 은행의 불완전 판매 등 분쟁 예방을 위해 판매 과정을 녹취하거나, 녹취가 어려운 경우 관리직 직원 등이 서류 작성 보조가 적절하게 이루어졌는지 확인하는 등 사실관계 입증 수단을 마련할 예정이다. 상품 가입 이후에도 유선 또는 비대면 방식을 활용해 가입 절차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별도의 확인절차(해피콜)를 거쳐야 한다.
이밖에도 은행들은 음성안내 URL 등 시각장애인이 은행 업무를 더욱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다양한 보조수단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한, 우리, 하나, 국민, 농협, 기업, 씨티, 대구, 제주 은행이 이달 말부터 이 매뉴얼에 따라 응대할 예정이며, 다음 달부터는 산업, SC제일, 수협, 부산은행, 경남은행까지 확대된다. 전면 실시가 어려운 일부 은행은 ‘시각장애인 거점점포’를 지역별로 일정비율 이상 지정해 확대·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