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승까지 14년' 양지호, 13개월 만에 두 번째 축배

KPGA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최종
日신예 나카지마 1타차로 꺾고 정상
JGTO 공동주관…한일 2년 시드 확보

양지호가 최종 라운드 2번 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KPGA

양지호가 캐디인 아내와 우승 트로피 들어 보이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KPGA

첫 승까지 14년을 기다렸던 양지호(34)가 13개월 만에 두 번째 우승컵을 수집했다.


양지호는 18일 일본 지바현 지바 이즈미 골프클럽(파73)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 원)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아 6언더파 67타를 기록, 최종 합계 20언더파 272타로 정상에 올랐다.


나카지마 게이타(일본·19언더파)를 1타 차로 따돌린 양지호는 우승 상금 2억원과 함께 KPGA 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의 2년 시드(출전권)도 손에 넣었다. 이번 대회는 KPGA와 JGTO 공동 주관으로 열려 양측 투어의 우선순위 선수 60명씩에다 추천 선수 등을 포함해 총 144명이 출전했다.


2008년 KPGA 정규 투어에 데뷔한 양지호는 2012년 일본 2부 투어에서 한 차례 우승하는 등 일본에서 1·2부 투어 활동 경력이 있다. 지난해 5월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데뷔 14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이후 1년 1개월 만에 KPGA 투어 통산 2승째를 거뒀다. 올 들어 두드러진 성적을 내지 못했던 그는 지난주 KPGA 선수권에서 시즌 최고인 공동 18위에 올라 반등한 뒤 이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공동 선두 장동규, 나카지마에 1타 뒤진 3위로 함께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양지호는 전반 9홀에서 2타를 줄여 공동 선두를 이뤘다. 이들의 앞 조에서 경기한 사토 다이헤이(일본)까지 한때 4명이 공동 선두 그룹을 이뤄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졌다. 12번 홀(파5) 장거리 퍼팅 이글이 상승기류를 타는 기폭제가 됐다. 이어진 16번 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 공동 선두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17번 홀(파5)에서 2m 버디로 다시 리드를 잡은 양지호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2온 2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잡아 역시 버디를 기록한 나카지마를 돌려세웠다. 아마추어 세계 랭킹 1위 출신 ‘신예’ 나카지마는 지난주에 이어 JGTO 대회 2연승 도전이 불발됐다.


사토가 3위(18언더파)에 오른 가운데 장동규가 4위(17언더파), JGTO에서 활동하는 송영한이 공동 8위(14언더파)를 차지했다. 박상현은 이날 6타를 줄여 배용준, 신상훈 등과 함께 공동 12위(13언더파)로 마감했다.


양지호는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 2승째를 하면서 앞으로 3승, 4승도 할 수 있는 선수가 됐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소감을 밝힌 뒤 캐디로 동반한 아내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그는 ‘실력을 믿어라’는 아내의 말이 힘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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