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한 벌' 주세요…옷 말고 그릇으로

■ 리빙 시장 노리는 명품업계
엔데믹에 명품시장 소비심리 위축
업계, 그릇 등 홈컬렉션 사업 넓혀
디올 메종 온라인에 부티크 열고
까르띠에 등 오프라인 매장 늘려
新테이블웨어 브랜드도 속속 등장


명품업계가 엔데믹 전환과 함께 사라진 보복 소비를 대신할 새로운 소비 수요를 찾기 위해 패션·뷰티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하이엔드 주얼리에 이어 그릇, 가구, 인테리어 소품 등 ‘홈 디자인’ 관련 상품을 잇따라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으려 애쓰는 분위기다. 디올, 에르메스 등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국내에 덜 알려진, 이른바 신(新)명품들까지 이 같은 트렌드에 가세하고 있다.



리차드 지노리 1735 루크 에드워드 홀 넵튠 컬렉션. /사진제공=리차드 지노리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은 최근 ‘디올 메종 온라인 부티크’를 개설했다. 지난 2019년 프랑스 파리 몽테뉴에 ‘디올 메종’ 부티크를 선보인 지 4년 만에 한국 시장을 타깃으로 e플랫폼까지 오픈 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그릇을 비롯해 테이블 매트, 쿠션, 캔들 등 다양한 홈 디자인 상품을 취급한다.


디올의 e플랫폼 론칭은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명품 시장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명품 시장은 최근 2년 간 고속 성장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전체 명품 시장 규모는 21조100억원으로 2018년 대비 30% 커졌다. 하지만 물가 불안 탓에 명품에 대한 관심도 한 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디올은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디올 메종 온라인 부티크에서 판매 중인 디너 접시. /사진제공=디올

디올 외에도 다양한 명품 브랜드들이 리빙 제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까르띠에는 지난해 서울 청담동에 ‘메종 청담’을 리뉴얼한 데 이어 지난 4월 성수동에 두 번째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루이비통도 청담동에서 ‘루이비통 메종 서울’을, 에르메스는 신사동에서 ‘메종 에르메스’를 운영 중이다. 특히 까르띠에와 루이비통은 해당 매장에서 레스토랑, 카페 등을 운영하며 자사 브랜드의 가구, 그릇, 커트러리 등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홍보·마케팅을 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몽테뉴 28번지에 위치한 ‘디올 메종 부티크’./사진제공=디올

명품 리빙 상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자 국내 유통업체들도 직수입 방식으로 해외 인기 제품을 들여오고 있다. 신세계(004170)는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에 각각 10여 평 규모의 ‘메종 에르메스’와 에르메스그룹의 크리스탈 브랜드 ‘생루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에르메스 테이블 웨어 컬렉션./사진제공=에르메스

2030세대를 겨냥한 신(新) 테이블웨어 브랜드도 속속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아스티에빌라트, 리차드 지노리 등이 대표적이다. 아스티에 드 빌라트는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5층 건물에 파리 매장을 그대로 재현해 식기류, 잡화, 가구, 조명, 패브릭 등을 판매한다. 이탈리아 명품 도자기 브랜드 리차드 지노리는 롯데백화점이 본점에 국내 1호 매장을 오픈했다. ‘고소영 도자기’로도 유명한 리차드 지노리는 테이블 웨어 뿐 아니라 화병이나 보석함 등도 취급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가방이나 의류 위주로 판매되던 명품 수요가 하이엔드 주얼리, 테이블 웨어 등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며 “그 중에서도 그릇, 쿠션 등 리빙 상품은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해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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