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들도 '전동화 액셀'…EV9 계약 40%가 법인

임원·의전용 새 선택지 떠올라
렌터카도 EV9 물량 확보 나서

기아 EV9. 사진 제공=기아

기아(000270)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이 출고되기 시작하며 법인 차량의 전동화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V9이 3열에 달하는 넓은 실내 공간과 각종 편의사양을 갖춘 ‘플래그십 전기차’로 주목받음에 따라 임원용이나 의전용 차량을 찾는 법인 고객에 새로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가 이날부터 EV9 기본모델을 고객에 인도하기 시작하며 EV9을 업무용 차량으로 도입하는 기업이나 기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을 제외하면 임원 또는 의전용으로 적합한 고급 전기차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용 전기차 가운데 플래그십 모델은 사실상 EV9이 처음이라 기존에 없던 새로운 모델이 추가된 셈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임원용 차량으로 전기차를 도입하려 해도 마땅한 모델이 없었는데 EV9이 출시되며 고려해 볼 선택지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만 대를 기록한 EV9 사전계약의 고객 구성을 살펴보면 법인의 비중이 40%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차종의 법인 계약 비율이 30%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법인 고객이 몰린 것이다. 특히 법인 고객의 79%가 6인승 시트 사양을 선택했는데 이를 두고 기아 측에서는 EV9이 임원용 또는 의전용 ‘쇼퍼 드리븐(기사가 운전하는 차)’ 차량으로서 상품성을 인정받은 것이라 분석했다. 기아 관계자는 “EV9이 그동안 선택지가 적었던 고급 전기차로서 법인 임원용 및 의전용 차량으로 인기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사진 제공=현대차

렌터카 업계도 EV9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대량 발주를 넣기 시작했다. 기업·기관 고객의 EV9 계약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미 임원·의전용 차량으로 하이브리드를 계약하는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롯데렌터카에 따르면 전체 법인 계약 중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4.9%에 그쳤지만 2020년 9.9%, 2021년 15%에 이어 지난해에는 18.6%까지 높아졌다. 렌터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무용 차로 하이브리드를 찾는 법인 고객이 많기 때문에 EV9에 대한 수요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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