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최근 임원 회의를 소집해 사업 방향을 논의하는 등 사실상 경영에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고 왕이신문 등 중국 현지 매체들이 20일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알리바바는 마윈의 뒤를 이어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한 장융 회장이 전격 퇴진하고 차이충신 부회장, 우융밍 전자상거래부문 책임자 등 창업 멤버들이 수장에 오르는 개편을 단행했다.
장융 회장 겸 CEO는 임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오는 9월 10일부로 자리에서 물러나 클라우드 사업 분야에 전념한다고 밝혔다. 그는 마윈이 2020년 10월 핀테크에 대한 당국의 규제를 비판한 뒤 미운털이 박혀 해외를 떠돌 때 그룹을 이끌어왔다. 알리바바는 지난 3월 그룹을 클라우드인텔리전스그룹, 전자상거래, 배달 플랫폼, 스마트 물류, 글로벌디지털비즈니스, 디지털미디어엔터테인먼트 등 6개 사업 단위로 나누는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차이충신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며, 우융밍 전자상거래 부문 책임자는 현직을 유지하면서 그룹 CEO를 겸임한다. 두 사람 모두 마윈과 함께 알리바바를 창업한 일종의 ‘개국 공신’이다. 케니 웬 KGI아시아 투자전략 책임자는 “긍정적인 것은 두 사람 모두 마윈과 매우 가까운 사이라는 점”이라며 “마윈이 여전히 정신적 지도자로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마윈은 대외 활동을 늘리면서 경영복귀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그는 지난달 말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부문인 타오바오·티몰 임원들과 만나 소규모로 내부 회의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알리바바가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은 더 이상 적절하지 않을 수 있으며 서둘러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환경 변화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플랫폼인 티몰보다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에 더 큰 기회라며 “사업이 타오바오와 사용자, 인터넷 중심의 3개 방향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마윈은 최고위층 임원 감축 등을 통해 현재의 피라미드 구조인 조직을 개선하고 더 민첩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다이산 타오톈그룹(티몰·타오바오) 최고경영자(CEO)와 왕하이, 류펑, 류이만, 청다오팡 등 각 부문 책임자가 모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윈의 발언과 관련, 현지 매체들은 상반기 최대 쇼핑행사인 '618 쇼핑축제'가 종료되면 알리바바 그룹 전반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