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란우산공제 기금의 대규모 손실 탓에 완전자본잠식이 발생했던 중소기업중앙회의 재무 상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기중앙회의 총자본은 5575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직전 연도에 4560억 원이었던 총자본이 1년 만에 대규모 손실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실이 1조 914억 원에 달했을 정도로 노란우산공제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결국 중기중앙회의 부채 규모(24조 5107억 원)가 자산(23조 9532억 원)보다 많아졌다.
다행히 올해는 주식시장이 살아나면서 상황이 반전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소상공인들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중기중앙회의 재무 상황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폐업과 해지가 늘면서 공제금 지급은 늘어나지만 월 현금 순유입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 5월까지 2만 7265명이 노란우산공제 계약을 해지해 전체 부금액에서 1844억 원이 축소됐다. 여기에 같은 기간 폐업 공제금 지급액도 5549억 원에 달해 결국 7390억 원 이상의 직간접 손실이 발생했다.
중기중앙회는 이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폐업 공제금 등이 최근 늘어나기는 하지만 적립금과 유동성이 충분해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다”며 “하반기 경제 상황은 불확실하지만 지난해 운용 손실도 올해 주가 상승으로 회복이 다 됐고 운용도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공제금 지급은 물론 중앙회 전체적인 재무 상황에도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9월 말 코로나19로 유동성 문제를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에 대한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원금 상환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암초다. 이미 소상공인들의 전 금융기관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 등 자금난이 가중되는 상황에 10월부터 노란우산공제 등 해지율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앞서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지역신용보증재단 대위변제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출받은 소상공인 대신 지역신보가 갚아준 자금이 올 들어 4월 말까지 4313억 원으로 지난해 전체 금액(5076억 원)의 85%에 육박했다. 소상공인이 폐업 등으로 대출을 상환할 수 없어 지역신보가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율(부실률)은 3.0%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실이 정점에 이르렀던 2012년의 3.0%와 같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