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소득 2배로…'경북형 농업대전환' 시동

문경 혁신농업타운서 행사 개최
지주가 조합원, 경영은 법인이
벼 대신 콩 심어 2모작 전환

경북도 관계자들이 19일 경북 문경시 영순면 율곡리 혁신농업타운에서 열린 ‘희망의 씨앗 파종’ 행사에서 ‘경북형 농업대전환’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 제공=경상북도

고령화로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농촌에서 지주가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경영은 법인이 맡도록 하는 ‘경북형 농업대전환’이 본격 추진된다. 농업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농업 소득을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20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19일 경북 문경시 영순면 혁신농업타운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23개 지자체장, 농업인단체장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형 농업대전환의 시작을 알렸다. 행사가 진행된 문경 영순면은 지난해 경북도의 혁신농업타운 공모를 통해 선정된 공동 영농형 사업지구다.


이곳에서는 늘봄영농조합법인을 중심으로 110ha 면적에 마을 80개 농가가 공동으로 영농한다. 지주는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작목 선택과 사업 경영은 법인이 전적으로 맡고 있다. 공동 영농을 통한 수익은 3.3㎡당 3000 원씩 참여 면적에 따라 조합원에게 연말 기본 배당금으로 지급된다. 영농 활동에 참여하면 하루 최대 30만 원의 인건비도 지급되고 매출 확대 시 추가 배당도 지급한다.


기존에는 1년에 벼농사를 한 번만 했으나 경북형 농업대전환에 따라 하절기는 벼 대신 콩을, 동절기는 양파와 감자를 심는 2모작으로 전환했다. 공동 영농에 필요한 작물 선별장과 보관창고 등 시설 건립과 트랙터·휴립복토기 등 대형 농기계 도입을 위한 혁신농업타운 사업비도 지원된다. 이번 농헙대전환을 통해 연간 13억 원에 머물던 단지 내 총 생산액은 기존 대비 약 4배인 45억 원으로 늘어나고 농가 소득도 2배까지 증대될 것으로 영농법인은 전망하고 있다.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밭작물을 중심으로 공동 경영하는 지역은 국내에 많지만, 법인이 책임 경영하고 수익을 확정해 배당하는 경우는 이곳이 첫 사례”라며 “사업 성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경북도 농가 전체로 확산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경북형 농업대전환의 모델을 글로벌 농업 강국 네덜란드에서 찾고 있다. 국내 농가의 연간 소득은 3만 7000달러 수준으로 도시근로자의 64% 수준이다. 반면 네덜란드의 농가 소득은 약 8만 달러로, 도시근로자보다 높다. 경북형 농업대전환을 통해 귀농·귀촌 인구를 확대하고 인구 감소에 대응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게 경북도의 전략이다.


경북도는 디지털 농업을 핵심 정책으로 내걸고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농업의 체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해 인구 감소와 일자리 부족을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농업을 첨단 관광자원으로 만들어 각종 콘텐츠로 육성하는 방안도 동시에 추진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농업은 첨단산업으로, 농촌은 힐링공간으로’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16개 분야 전문가 72명이 참여하는 농업대전환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단순한 정책 개발의 수준을 넘어 네덜란드처럼 농업 분야에서 연매출 수조 원을 기록하는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경북 농업의 틀을 완전히 바꿔나가는 게 위원회의 목표다.


김 국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네덜란드 농업의 특징은 과학 영농과 규모의 경제”라며 “경북 농업에 첨단 과학을 접목하고 기계화가 가능하도록 농업의 규모화를 이뤄 생산성을 높이고 농가 소득이 증대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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