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디스플레이 1위 지켰지만…中 저가공세 탓 점유율 뚝뚝

삼성D 플렉시블 OLED 점유율 41%로 하락
BOE는 17%→25%로 '수직 상승'
LCD 이어 中 시장 잠식 우려 커져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사진 제공=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수직 하락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어서다. 이미 중국에 주도권을 내준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OLED 시장마저 빠르게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복수의 시장조사 업체가 올해 중소형 OLED 시장에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BOE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올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2분기 고사양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플렉시블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출하량 기준 41.2% 점유율을 기록했다. 업계 1위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점유율 감소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3분기 62.5%에서 4분기 45.7%로 급감하며 50%대 벽이 깨진 데 이어 점유율 내림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반면 BOE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17.6%에서 올 2분기 25.5%까지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출하량은 1790만 장에서 2410만 장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말 점유율 10%대를 넘겼던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점유율이 8.5%까지 내려앉으며 3위 자리를 중국 티엔마(9.4%)에 내줬다.


출하량이 아닌 매출 기준으로 봐도 이 같은 추세는 비슷하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지난해 4분기 61.2%에서 올해 1분기 54.7%로 하락했다. BOE 점유율은 이 기간 13.9%에서 19.2%까지 오르며 2위를 차지했다.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따른 영향 때문이다. 플렉시블 OLED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은 최소 수익권인 30달러 중반대보다 10달러가량 낮은 20달러대 가격으로 패널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톤파트너스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OLED 패널 업체로부터 20달러 전후의 저가 플렉시블 OLED 패널 구매를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2021년 중국이 한국 업체들의 LCD 점유율을 역전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OLED 시장에서도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책이 많은 중국 업체들과 같은 가격 전략을 취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고사양 위주의 패널 판매 정책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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