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창조적 커뮤니티는 계속 성장해 왔습니다. 넷플릭스의 첫 국제 영화는 ‘옥자’였고, 한국 영화의 수준은 따라올 자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화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하고,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아티스트들과 팬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할 것입니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대표)

21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 박찬욱관에서는 ‘넷플릭스&박찬욱 with 미래의 영화인’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서랜도스 대표와 박찬욱 감독이 영화학도들과 만나 영화의 현재와 미래, K콘텐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서랜도스 대표와 박 감독은 ‘좋은 영화’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국 콘텐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서랜도스 대표는 “세계가 한국 영화에 빠진 지도 수 년이 지났다”며 “좋은 영화는 공감을 주거나 탈출구를 만들어주는 영화인데, ‘괴물’같은 영화가 지금도 이야기되고 있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자아를 넓혀주는 것이 좋은 영화”라며 “일제강점기·전쟁·독재·계급갈등 등으로 고생해 온 한국 사람의 역사가 한국 영화의 특징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이어 “웬만한 자극은 통하지 않아 우리 콘텐츠가 자극적이고, 감정의 폭이 크고, 여러 감정들을 복합적으로 담아내곤 하는데 그게 인류의 보편적 감정을 건드려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과 서랜도스 대표는 이날 함께 협업 중인 신작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박 감독은 “강동원·박정민 등이 출연하는 임진왜란 영화 ‘전,란’을 프로듀싱하고 있다”며 “넷플릭스가 저에게 가장 좋은 지원을 약속해 줬다”고 말했다. 서랜도스 대표는 “박 감독과 프로젝트를 진행해 영광이고, 거장의 손에서 탄생할 임진왜란을 보게 돼 기대 중”이라고 전했다.

미래의 영화인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서랜도스 대표는 “넷플릭스 영화의 5분의1은 신인 감독의 작품이고 기회를 더 드리려 한다”며 지원을 약속했다. 박 감독은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이라며 “남들이 볼리비아 좌파 다큐멘터리를 보던 독재정권 시절 나는 히치콕의 영화 ‘버티고’를 숨어서 보며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대중성과 작품성의 균형에 대해서 박 감독은 “내가 제일 재미있는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변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랜도스 대표는 “'오징어 게임'은 대중성과 작품성을 둘 다 잡았다”며 “대중성과 자유로운 실험정신이 배타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부터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소화 중인 서랜도스 대표는 22일 넷플릭스 콘텐츠 담당 임원들과 국내 창작자들이 함께 하는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넷플릭스와의 협업과 한국 콘텐츠의 향후 비전에 대해 이야기할 전망이다.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콘텐츠 총괄 부사장과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부사장, 임승용 용필름 대표와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서랜도스 대표는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 만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활성화와 한미 콘텐츠 협력 방안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