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냐 도요타냐"…'핫(Hot)'한 베트남서 펼쳐지는 자동차 한일전 [biz-플러스]

동남아 4위 자동차 시장 베트남
현대차 2021년까지 3연속 1위
지난해 도요타에 선두자리 내줘
크레타·엑센트 현지 인기차종에
팰리세이드·아이오닉5까지 투입
韓·日 대표 완성차 기업 경쟁 격화

베트남 국기 ‘금성홍기’

동남아시아 4위 자동차 시장인 베트남에서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2021년까지 3년 연속 베트남 판매시장 1위를 기록했던 현대차(005380)는 지난해 일본 도요타에 선두 자리를 빼앗겼다. 하지만 올 들어 5월 누적 기준 베트남에서 총 2만2903대를 팔아 도요타(2만1547대)를 다시 밀어내고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베뉴, 아이오닉5 등 신차를 베트남에서 추가로 직접 생산하고 기존 현지 전략 차종의 판촉 활동을 강화해 선두를 수성한다는 방침이다. 기아(000270)도 현지 인기 전략 차종의 판촉과 마케팅을 강화해 도요타 견제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30% 판매 증가한 베트남…2025년 年 판매 50만대 전망


베트남 자동차 판매 현황.출처=베트남자동차제조협회(VAMA)

베트남은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에 이은 동남아 4위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판매국이다. 최근 경제 성장과 맞물려 빠르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자동차제조협회(VAMA)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베트남에서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총 40만 4635대의 자동차가 팔리며 종전 최고 기록(2019년 32만 1811대)를 넘어섰다.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2025년에는 연간 판매량이 5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도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승용차 위주의 판매가 예상되는 가운데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 대한 업체들의 투자 및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BMW그룹은 지난해 12월 기존 BMW 차량 수입 및 판매사인 베트남 자동차 제조사 타코(Thaco)와 협력을 통해 BMW 차량을 현지에서 위탁 생산하기로 발표했다.


앞서 포드도 2021년 7월 하이즈엉에 위치한 조립공장 증액 투자를 통해 연간 생산량을 기존 1만4000대에서 4만대로 늘렸다.


최근엔 KG모빌리티가 베트남 킴롱 모터스와 현지 조립·판매 계약을 체결헸다. 내년부터 티볼리 등의 현지 판매를 시작한다.


크레타·엑센트 더 팔고…팰리세이드·아이오닉5 투입


지난해 11월 준공된 연산 10만대 규모의 HTMV2 공장 전경. 사진제공=HTMV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신차 출시 및 경쟁력 있는 제품 라인업을 바탕으로 한 효과적인 수요 대응을 통해 베트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먼저 엑센트·크레타·싼타페 등 현지 판매 차종의 판촉 활동에 주력하면서 팰리세이드와 같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도 신규 투입한다. 지난해 베트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 모델은 엑센트(2만 2645대)였으며 크레타(1만 2096대), 그랜드i10(1만 752대), 싼타페(1만 603대) 등이 뒤를 이었다. 현대차는 전기차 아이오닉5도 다음 달부터 현지에서 본격적으로 생산해 전기차 시장도 공략에도 나선다. 이로써 현대차의 현지 생산 모델은 총 12개로 늘어난다.


기아도 쏘넷·세도나(카니발)·스포티지·세라토(K3) 등의 판촉과 마케팅을 강화한다. 지난해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서 기아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1만2398대가 팔린 쎌토스였으며 세라토(1만1404대), 쏘넷(9446대), 세도나(9320대)등이 뒤를 이었다.



현대차의 베트남 전략 차종 스타게이저. 사진제공=현대차

특히 전기차의 경우 베트남의 시장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베트남 정부는 탄소중립국 달성을 목표로 2050년까지 베트남 내의 모든 차량을 전기차 또는 친환경 에너지 자동차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020년 기준 베트남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등록대수는 0.2% 수준(베트남 등록수 통계)에 불과해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전기차 등록비 면제, 특별소비세 감면 등을 시행하고 있다.


포르쉐, 아우디, 벤츠 등도 베트남 시장에서 전기차를 판매할 예정이며, 볼보도 연내 베트남에 C40, XC40 등의 전기차를 출시할 전망이다.


합작법인 설립한 현대차, CKD로 진출한 기아


베트남에서 세도나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기아 카니발.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는 2017년 베트남 탄콩그룹 베트남 닌빙성에 생산 합작법인 ‘HTMV’을 설립하며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HTMV 출범 2년 만인 2019년 총 판매 대수 7만 9568대(한국 수출 물량 포함)를 기록해 일본의 도요타(7만 9328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8만 1368대와 7만 518대를 팔아 3년 연속 현지 시장 1위를 달성했다. 전통적으로 일본차가 강세였던 베트남 시장에서 이룬 성과라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2021년 판매합작법인(HTV)을 설립한데 이어 지난해 HTMV 2공장 준공 등을 통해 베트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의 악센트는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이다. 사진제공=현대차

기아는 2004년 베트남 타코(Thaco)와 자동차 반제품 조립(CKD)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하며 베트남에 진출했다. 주요 차종의 현지 생산과 신차 적기 투입, 마케팅 강화 등을 바탕으로 2018년 2만 8986대, 2019년 3만 103대를 판매한 바 있다.특히 코로나로 인해 전년 대비 전체 수요가 급감한 2020년의 경우 도요타, 마쯔다, 미쯔비시, 포드 등 대부분의 업체의 판매가 감소한 것과 달리 기아는 30.2% 늘어난 3만9180대를 판매하는 저력을 보였다.


2022년에는 베트남 진출 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 6만대를 돌파하며 베트남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HTMV 2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현지 생산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지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로 판매 경쟁에서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닌빙성에서 열린 현대차와 베트남 탄콩그룹의 생산합작법인 ‘HTMV' 2공장 준공식에서 양사의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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