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028300) 그룹이 암 진단기업 파나진(046210)을 인수한다. 기존 HLB의 진단관련 하드웨어 사업에 파나진의 소프트웨어를 결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경영권 분쟁을 겪어온 파나진은 사업 정상화와 HLB 그룹과의 시너지 효과에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22일 파나진의 주가는 전날보다 29.9% 오른 5790원에 장마감했다. 전날 상한가에 이은 이틀 연속 상한가다. 특히 전날 유상증자 공시 이후 이날은 거래량이 246만 주를 넘기며 전날 74만 7952주와 비교해 3배 이상 급증했다. 평소 10만 주 안팎의 거래량을 감안하면 대폭 상승한 규모다.
반면 HLB 그룹의 주가는 약세 또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HLB는 이날 3만 1300원으로 전날보다 1.1% 하락했고, HLB생명과학(067630)도 0.7% 하락했다. 다만 HLB테라퓨틱스(115450)는 0.6%, HLB바이오스텝(278650)은 3.6% 상승했다.
지난 21일 파나진은 HLB를 중심으로 HLB바이오스텝, HLB테라퓨틱스, HLB이노베이션, HLB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HLB컨소시엄에 300억 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별도로 노마드4호 조합 등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266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한다. HLB가 해당 CB에 대해 30%의 콜옵션 권리를 갖고 있어, 향후 행사 완료 시 HLB그룹은 파나진의 지분을 최대 22.94% 확보할 수 있다.
파나진은 바이오마커를 타깃한 분자진단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이다. 지난해 유한양행과 파트너쉽을 구축해 폐암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에 대한 오리지널 동반진단 의료기기(파나뮤타이퍼 R EGFR)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한 올해 초에는 ‘온코텍터 KRAS 돌연변이 검사 키트’가 식품의약품안전처처로부터 비소세포폐암(NSCLS) 표적치료제 루마크라스 처방을 위한 동반진단 의료기기(3등급)로 품목 허가를 받기도 했다. 동반진단이란 표적치료제의 대상 환자를 사전에 선별하는 유전자 검사를 뜻한다.
특히 파나진은 펩이이드 핵산(PNA) 기반 진단과 신약소재 사업에 독점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PNA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인식해 결합하는 인공소재로, 유전병 환자의 유전자를 교정하는 데 쓰인다.
HLB그룹은 파나진과 HLB 헬스케어사업부, HLB생명과학의 메디케어사업부 등 기존 그룹 내 진단 사업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신약개발 벨류체인과 병행해 진단 기술을 활용한 헬스케어 벨류체인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파나진은 경영권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경쟁력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파나진은 지난해 11월부터 소액주주연합과 김성기 전 대표와 경영권 다툼을 벌여왔다. 지난 4월에는 소액주주 소속 소액주주인 김명철 대표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소액주주연합의 승리로 분쟁이 마무리됐다. 다만, 기존에 파나진의 보유한 기술과 사업에 전문가이자 창업주인 김 전 대표와 연구진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다.
파나진 창업 초기부터 20여년간 회사에 투자해왔으며 주주연대를 구성하여 경영권을 확보한 김 대표는 "주주연대가 경영권을 확보한 것은 기업의 소유목적이 아니라 투명한 경영을 통해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도록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며 "HLB의 사업역량과 다양한 해외 네트워크가 작동한다면 파나진의 진단기술이 세계시장에서 크게 빛을 볼 것이라 확신하였기에, 경영권 및 최대주주 지위를 양도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HLB는 헬스케어사업부가 미국의 애보트그룹의 진단키트 공급업체로 선정되어 있고, HLB생명과학의 메디케어사업부 또한 로슈, 애보트등과 영업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파나진의 분자진단사업은 HLB 그룹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이 가속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임창윤 HLB그룹 부회장은 "파나진 창업자인 김성기 전 대표가 구축한 분자진단 기술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한다"며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존 임직원들이 축적한 세계 최고의 기술이 글로벌 무대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HLB의 전사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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