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국빈 방문에 맞춰 전문직 취업비자 연장 절차를 간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비자 소지자의 절반 이상이 인도인인 만큼 인도가 최대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모디 총리의 방미와 함께 인도 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이 몰려드는 최근의 추세도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 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국무부가 이르면 22일 H-1B비자의 미국 내 연장 방안을 발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H-1B는 전문직 종사자가 미국에 취업할 때 신청하는 비(非)이민비자로 최초 유효 기간은 3년이고 한 차례 갱신할 수 있다. 연장을 위해서는 본국으로 일시 귀국해야 하는데 미국 내 연장이 허용되면 돌아갈 필요가 없어진다. 소식통은 이번 조치가 향후 수년간 확대될 예정인 비자 간소화 시범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전문직 취업비자 연장 간소화의 최대 수혜국은 인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2022회계연도(2021년 10월~2022년 9월)의 H-1B비자 소지자 44만 2000명 중 인도인 비중이 73%에 달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H-1B비자를 많이 이용하는 기업으로는 아마존·알파벳·메타를 비롯해 인도 기업인 인포시스·타타컨설턴시 등이 꼽힌다. H-1B비자 외에 주재원비자(L-1)도 미국 내 연장이 허용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 국무부 측은 시범 프로그램 실시 시점이나 대상 비자의 종류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한편 순항 중인 인도 경제도 모디 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3월 이후 인도 증시에는 1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돼 2020년 말 이후 최대 규모(분기 기준)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결과 인도 증시의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은 21일 종가가 1만8856.85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3월 저점 대비 약 12% 올랐다. 인도 루피화 표시 채권에 대한 외국 자금 매수세도 월간 기준으로 최근 4년 새 가장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다. 훈풍의 원인으로 14억 명의 인구 규모, 지속적인 성장세, 선제적인 기준금리 동결, 미중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 등이 꼽히는 가운데 중국 경제가 반등할 경우 인도의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