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BJ(인터넷 방송 진행자) 아영(본명 변아영·33)이 ‘고문’에 의해 살해됐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지인과 함께 캄보디아에 입국한 아영은 6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인근 하수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검찰은 아영이 캄보디아에서 방문했던 병원을 운영하는 중국인 부부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앞서 AFP통신 등 일부 외신은 캄보디아 검찰이 해당 중국인 부부에게 ‘고문을 동반한 살해’ 혐의를 적용했다고 보도했고, 이에 국내에서도 아영이 ‘고문 때문에 숨졌다’라는 주장이 확산했다.
하지만 이는 캄보디아 사법체계상 기소 때 적용하는 혐의 ‘범주’를 구체적인 혐의로 오인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영의 사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또 시신 발견 당시 아영의 얼굴과 몸에 구타 등의 흔적이 있었다는 주장 또한 사실과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을 처음 발견한 현지 경찰은 “특별한 외상이나 출혈 소견은 없었다”고 전했다.
현재 아영의 유족들은 사인 규명을 위한 부검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캄보디아 당국에 전달했으나, 현지 수사판사가 아직 부검을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판사란 살인·성폭행 등 중범죄나 선거·공안·뇌물 등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판사를 말하는데, 캄보디아 사법체계에서는 시신 부검 때 수사판사의 허가를 필요로 한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과 관련해 캄보디아 당국에 체포·기소된 중국인 부부를 우리 수사·사법당국이 ‘직접 수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 ‘국제형사사법공조’ 원칙에 따라 캄보디아 측이 우리 측의 수사 등 협조 요청을 수용한다면 우리 경찰이 해당 중국인 부부를 수사하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캄보디아 측의 수사가 현재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우리 측의 관련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