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우울증 소녀를 치유한 힘…따뜻한 빵의 마법

■위로를 주는 빵집 오렌지 베이커리
키티 테이트·앨 테이트 지음, 윌북 펴냄


갑자기 찾아온 우울증과 공황장애는 한 소녀에게 너무도 무거운 것이었다. 어느 날 아무런 말도 없이 방에 틀어박혀 버린 한 소녀는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 버렸다. 소녀 키티 테이트의 아버지 앨 테이트는 키티를 위해 옥스포드 대학을 그만뒀다. 산책, 그림, 바느질 등 여러 일을 제안했지만 키티의 우울증은 심해지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앨과 빵을 굽게 된 키티는 자신 속의 변화를 느꼈다. “지푸라기로 금을 만들어내는 동화 속 소녀처럼,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그리고 또 다시 빵을 구웠다”라고 키티는 말한다. 신간 ‘오렌지 베이커리’는 빵을 구우며 행복과 인생을 다시 되찾은 한 부녀의 희망 스토리다.



사진=오렌지 베이커리 소셜미디어

2019년, 키티는 앨과 함께 첫 가게를 시작했다. 20분 만에 그들이 준비한 빵은 모두 팔렸다. 키티의 우울증은 빵을 구우며 완화되기 시작했다. 키티의 마음이 담긴 빵은 키티 자신 뿐 아니라 사람들도 위로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은 “빵이 너무 맛있어서 또 주문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계속 했고, 키티와 앨은 자신들만의 베이커리를 열기로 했다.


이들의 작은 기적은 그들 스스로만의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니다. 처음 오븐을 빌려준 이웃 줄리엣 아주머니부터 무작정 베이커리를 찾아가 제빵을 알려 달라고 한 키티를 친절하게 맞아 준 제빵사들, 호의를 보내준 많은 고객들, 후원자들이 모여 지금의 오렌지 베이커리를 만들었다. 우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서로가 서로의 힘이 되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사진=오렌지 베이커리 소셜미디어

키티는 “베이킹은 치유의 행위”라고 말한다. 그리고 키티는 자신이 받은 치유를 남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매주 토요일, 키티는 빵을 담은 쟁반을 들고 베이커리 밖으로 나와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공짜 빵을 나눠준다. 그러면서 자신이 받은 위로를 전 세계로 퍼트려 가고 있다.



사진=오렌지 베이커리 소셜미디어

키티는 “우울증을 겪었다는 게 부끄러웠고 속으로 소리만 질러댔다”며 “아픔과 싸워서 이긴 내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한다. 그녀는 “내가 깨닫게 된 건 아팠던 건 내 잘못이 아니고 잘못이었던 적도 없다는 것”이라며 “지금도 혼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오렌지 베이커리 소셜미디어

책에는 키티가 직접 만든 55가지 빵의 레시피가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처음 키티가 만들어낸 빵인 ‘위로빵’의 간단한 레시피부터 에그타르트, 도넛 등 다양한 조리법이 실려 있다. 앨은 “위로빵은 모든 면에서 정말 위로가 되는 빵이었고, 고마워하는 고객에게 빵을 건네며 키티의 안에서 작은 불꽃이 일었다”고 회고했다. 독자들도 키티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빵을 만들다 보면 따뜻한 위로를 전달받게 될 것이다.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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