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KIC) 출신들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사모펀드 운영사인 화이트웨일그룹(WWG)이 KDB생명 인수를 추진하며 대형 사모펀드로 한 단계 도약을 꾀해 주목된다. 그동안 WWG는 500억 원 안팎의 중소형 M&A(기업 인수·합병) 투자에 집중해 왔는데 KDB생명 인수를 발판으로 운용 자산도 대폭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WWG는 30일 마감되는 KDB생명 본입찰에 참여할 방침이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KDB생명 매각가는 2000억 원 안팎으로 WWG가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 2017년 출범 이후 최대 규모 거래가 된다.
WWG는 KIC 출신들이 대거 모여 있어 IB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질적 오너인 박제용 회장은 KIC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외환은행 수석부행장을 지냈고, 진영욱 이사회 의장은 이명박정부 시절 KIC 사장을 지냈다. WWG의 송주형 대표와 이기홍 감사 등도 KIC에서 고위급 운용역으로 일하며 굵직한 해외 투자들을 주도한 바 있다.
KDB생명 인수는 재정경제부 출신으로 보험사 경영을 맡은 적이 있는 진 의장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부를 일찍 떠난 진 의장은 한화손해보험(000370) 전신인 신동아화재에서 대표이사를 지냈고 한화손보 부회장도 역임했다.
WWG는 꾸준히 보험사 투자를 검토해 2020년 MG손해보험 인수전에도 참여한 바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진 의장은 국내 보험사들의 성장 여력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KDB생명 뿐아니라 잠재 매물로 여겨지는 생보 및 손보사들을 두루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각 측 역시 올 해부터 적용된 새 회계제도(IFRS17)와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보험업에 전문성이 있는 인수자를 찾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KDB생명의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예비입찰을 진행해 WWG를 비롯해 파운틴헤드PE 등 복수의 사모펀드로부터 인수 의향서를 받았다.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하나금융지주(086790)와 캑터스PE 등도 참전을 저울질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다.
WWG는 KDB생명 인수를 위해 신규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할 방침이어서 인수에 성공하면 6500억 원 수준인 누적 운용자산(AUM) 규모도 큰 폭으로 늘게된다. WWG는 KDB생명 인수를 필두로 올 해 2호 블라인드펀드의 자금을 소진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국내 주요 기관출자가들의 위탁운용사 선정에 지원, 내년에는 3호 블라인드 펀드를 대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