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7세의 나이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해 역대 최고령 노벨상 수상자로 기록된 과학자 존 구디너프(사진) 교수가 별세했다. 향년 100세.
구디너프 교수가 1986년부터 37년간 재직한 오스틴 텍사스대학교는 2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구디너프 교수가 전날 타계했다고 밝혔다. 제이 하트젤 텍사스대 총장은 “뛰어난 과학자로서 존이 남긴 유산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그의 발견은 전 세계 수십 억 명의 삶을 개선했다”고 애도했다.
독일 태생의 미국 고체물리학자인 그는 텍사스대 재임 기간 내내 차세대 충전식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과학적 기반을 다지는 연구에 몰두했다. 1979년 그의 연구팀은 리튬 코발트 산화물을 리튬-이온 충전식 배터리에 사용하면 다른 양극재와 함께 고밀도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는 오늘날 전기차 배터리 등으로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 개발로 이어졌다. 구디너프 교수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에 기여한 다른 2명의 과학자 스탠리 휘팅엄(영국), 요시노 아키라(일본)와 함께 2019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는 1922년 독일에서 미국인 부모 슬하에 태어났으며 성장기는 미국에서 보냈다. 1944년 예일대 수학과를 졸업한 후 시카고대학교에서 물리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2년부터 24년간 메사추세츠공대(MIT)의 링컨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컴퓨터용 램(RAM) 개발의 토대를 마련했고 궤도물리학 및 현대 자성 이론 분야에서도 두드러진 연구 성과를 내며 통신 분야의 발전에 기여했다. 텍사스대에 부임하기 전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무기화학 연구소 소장을 지내기도 했다.
텍사스대에서는 배터리 혁신 기술 개발에 몰두했지만 후학 양성에도 열정적이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각종 수상으로 받은 상금을 수시로 대학에 기부해 후배 공학도들을 지원했다. 또 아흔이 넘은 후로도 여전히 학교에 출근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일찍 은퇴하지 말라”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아내와는 70년 넘게 해로하다 2016년 사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