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열리는 한일 재무장관 회의…통화스와프 재개 논의 가능성

추경호, 회의 참석차 29일 방일
日 은행·투자업계 만나 韓 홍보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한일 재무장관 회의가 오는 29일 열린다. 소녀상 설치·반도체 수출 규제 등에 따른 갈등으로 중단된 지 7년 만이다. 통화스와프 체결 등 금융 협력 방안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29일 일본을 방문해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제8차 한일 재무장관 회의’를 가진다. 한일 경제 수장이 공식 회의 석상에서 만나는 것은 2016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이 회의는 2017년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등으로 중단된 바 있다.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개선되자 한일 경제 수장은 지난 5월 회의 재개를 합의했다.


정부는 “국제 금융 의제, 제3국 인프라 공동진출, 역내금융안전망 등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세계 경제와 양국 경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양국간 금융 및 조세 협력 방안을 심도있게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여부도 논의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국은 2001년 7월 2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11년 10월 체결 규모는 700억 달러 수준까지 확대됐지만, 이듬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얼어붙으며 규모가 점차 줄었다. 2013년 100억 달러까지 쪼그라든 뒤 2015년 2월 계약이 만료됐다. 2017년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따른 갈등으로 통화스와프 협상마저 중단된 바 있다.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한 요구는 최근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예년에 비해 엔화 가치가 떨어지며 환율 안정에 있어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양국 관계 개선이라는 상징적인 차원에서 통화스와프 체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꼭 환율의 안정성이 아니라 앞으로 한국과 일본의 경제 관계가 다시 회복됐다는 (차원에서) 중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추 부총리는 오는 30일에는 일본 주요 은행과 자산운용사 등 고위급 인사를 만나 ‘투자자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한다. 이 행사에서 추 부총리는 한국 경제의 현황 및 정책 방향을 소개하고 양국의 금융 협력 방안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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