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무가 열독률?…與 "신문 순위조작 조사"

공정미디어위원회 성명서
조선·한겨레 1년새 순위 바뀌어
"정부 광고집행 연계…개선 필요"



국민의힘 공정미디어위원회가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의 신문 열독률 조사 개선을 촉구했다. 신문 열독률 조사는 ‘지난 1주일 동안 읽은 종이 신문 이름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하는 설문 조사로 언론사들의 광고 단가 책정 등에 활용된다. 그러나 조사 방법에 대한 신뢰성 및 타당성 문제가 제기돼왔다.


미디어위는 27일 성명서를 통해 “언론재단이 열독률 조작으로 언론사 광고 단가 순위를 바꿔치기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언론재단은 지금 즉시 자체 조사를 실시하고, 어렵다면 검찰 조사나 외부감사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위는 “관련 보도에 따르면 언론재단은 전 미디어연구센터장의 주도로 엉터리 통계조사 방법을 동원했고, 그 결과 2021년 특별한 외부 조건 변화 없이 신문 열독률과 정부 광고 단가 순위가 뒤바뀌는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기존 열독률 조사에서 1위였던 조선일보와 6위 한겨레의 순위가 바뀌어 한겨레가 1위로 올라선 결과를 지적한 것이다.


미디어위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2022년 언론재단이 조사한 열독률에서는 1위를 기록했지만 광고 지표에서는 15위에 그쳤다. 기존의 열독률 조사 외에 ‘사회적 책무 가치’ 항목이 추가돼 배점이 6 대 4로 분산된 영향이다. 이에 대해 미디어위는 “도대체 사회적 책무 가치를 누가 결정하나”라면서 “문재인 정부의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렇게 왜곡된 열독률 조사 자료를 정부 광고 집행 지표로 활용한다고 발표했고, 그러자 언론 단체들이 신뢰도가 훼손됐다며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열독률 조사 문제는 당시 정부의 특정 언론 지원 의도가 반영된 결과라는 게 미디어위의 설명이다.


당시 문체부는 언론 단체들의 비판이 제기되자 열독률 조사 대상을 14%가량 늘리고 예산도 5억 5000만 원에서 12억 원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2년간 21억 원의 국민 세금이 흘러들어가면서 ‘혈세 낭비’가 이뤄지게 됐다고 미디어위는 지적했다.


미디어위는 열독률 조작 의혹과 관련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조작이고 심각한 위법행위”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잃고 부실 논란까지 일었던 신문 열독률 조사에 대한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자행된 언론 시장 조작과 교란 행위를 철저히 규명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 열독률 조사의 대표적인 문제로는 답변의 대부분이 기억에 의존하기 때문에 검증이 어렵다는 점이 꼽힌다. 조사 대상을 가구에만 한정해 신문 구독 시장의 58%를 차지하는 사무실·상점· 학교 등 영업장이 제외되고 지역신문 대부분이 누락되는 문제도 있다. 그 결과 가구 대신 영업장에서 많이 보는 신문은 열독률이 낮게 나오거나 일부 신문사는 열독률을 끌어올리려고 무가지를 배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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