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5월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주문을 비롯한 경제지표들이 침체 공포를 누그러뜨리고 인공지능(AI) 관련주에 자금이 몰리면서 상승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1.65%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15%, 0.63% 뛰었는데요.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강한 경제에 추가 금리인상 확률이 커지면서 한때 연 3.775%를 돌파했습니다.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있음을 공식 확인했고, 러시아 정부는 바그너 그룹의 중화기 무장해제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프리고진에 대한 기소도 취하됐습니다.
이날 1.51% 상승한 애플 주가는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고 시가총액 3조 달러도 다시 넘보고 있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1.82%)와 엔비디아(3.06%), 테슬라(3.80%) 등도 크게 올랐습니다. 약국 체인 월그린이 코로나19 치료 수요 감소로 인한 어닝 둔화에 9.34% 하락했는데요.
반면 강한 여행수요를 바탕으로 어닝 전망치를 올린 델타항공은 6.84% 뛰었죠. 트럭 스타트업인 로드 타운(-17.18%)이 파산 신청을 했고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발표한 스노플레이크는 4.25% 올랐습니다. 오늘은 주요 지표와 시장 상황 전해드립니다.
이날 나온 데이터부터 하나씩 보죠. 미국의 5월 내구재 주문이 2882억 달러로 전월 대비 1.7% 증가했는데요. 3개월 연속 상승입니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치 중앙값은 -0.9%였는데요. 예상보다 크게 잘 나온 이유는 여객기와 자동차 신규 주문 증가에 있었습니다. 여객기는 5월에 33% 증가해 -35%를 보인 군용기 급감을 메웠는데요. 보잉사는 5월에만 69건의 주문 계약이 있었다고 했죠. 신차 주문도 5월에 2.2% 늘었습니다.
내구재는 운송을 제외하고 봐도 5월에 0.6% 증가해 월가 예상치(0.0%)를 상회했는데요. 기업들의 향후 투자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항공기 제외 비방위산업 자본재 수주도 0.7%를 기록했습니다. 시장 전망치는 0.1%였죠.
내구재 주문은 경기를 미리 엿볼 수 있는 선행지표입니다. 여기에 불확실성에도 기업들의 투자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건 경기가 상대적으로 견고하다는 의미인데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콘퍼런스보드의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9.7이 나왔는데요. 전망치 104.0을 뛰어넘었습니다. 지난해 1월 이래 가장 높은데요. 스테픈 스탠리 산탄데르 US 캐피털 마켓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의 컨센서스는 몇 달 뒤 경기침체가 시작된다고 지속적으로 보고 있지만 경제 데이터는 지금까지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며 “경제는 여전히 회복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택시장도 그렇습니다. 5월 신규 주택매매 건수가 76만3000건으로 월가 전망(67만5000건)을 크게 상회했는데요. 전월 대비로는 -1.2%라는 전망을 깨고 무려 12.2%의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3달 연속 상승이면서 연율 기준으로 1년 여 만에 가장 빠른 증가세라고 하는데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전국 주택가격 지수로 봐도 흐름은 비슷합니다. 4월 지수가 계절조정 기준 전월 대비 0.5%로 3달 연속 올랐는데요. 미 경제 방송 CNBC는 “주택가격은 지난해 6월 정점을 찍었고 이후 급격히 하락했다가 꾸준히 회복하고 있다”며 “지금은 지난해 6월 피크일 때보다 겨우 2.4% 낮다”고 전했습니다. 크레이그 라자라 S&P 다우존스 지수의 매니징 디렉터는 “지속적인 주택가격 회복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했는데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이날 2분기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기존의 1.9%에서 1.8%로 소폭 하향 조정했지만 계속 미국 경기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월가에서는 29일에 나올 1분기 GDP 최종치가 1.4%로 잠정치 1.3%보다 약간 더 오를 수 있다고 보는데요. 제니퍼 리 BMO 캐피털 마켓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뒤로 미뤄졌다는 얘기가 지난 몇 주 동안 많은 호응을 얻었지만 최근에 나오는 경제자료는 경제가 견고하다는 점을 확인해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그동안 금리 동결을 주장했던 모건 스탠리도 돌아섰는데요. 엘렌 젠트너 모건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우리는 7월 금리인상을 위한 기준이 예상보다 낮다고 본다”며 “연준이 7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침체 지연론자들에 있어 침체는 대체적으로 연말 전후, 즉 올 4분기부터 시작된다고 보는 만큼 아직 전망이 유효합니다. 앞서 콘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을 웃돌았지만 6개월 뒤의 상황을 반영하는 기대지수는 79.3으로 아직 80을 밑돕니다. 지난해 2월 이후 한 달을 빼고 계속 80을 하회하고 있는데요. 80 아래는 향후 6개월에서 1년 뒤 침체가 올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조나단 처치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침체가 기존 예측보다 더 늦게 시작될 수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하반기에 침체가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업투자는 더 높은 차입비용과 은행대출 기준 강화에 둔화하게 될 것”이라 주장했는데요.
사실 5월 내구재 주문이 전망을 깬 것과는 별도로 미국의 제조업 업황이 좋지는 않습니다. S&P 글로벌의 6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3에 그쳤는데요. 50 밑은 수축을 뜻합니다. 독일과 프랑스 등 글로벌로도 제조업은 상황이 나쁜데요.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5월 제조업 PMI 역시 46.9로 7개월 연속 위축세를 보였는데요. 마켓 워치는 “내구재 주문이 3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제조업 침체는 아마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전체 큰 흐름을 바꾸진 못한다는 거죠.
경기와 관련해 바클레이스는 “고용에 대한 우리의 대체 데이터는 미국 노동시장이 지난해만큼 강하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고용은 1월에 정점을 찍고 그 이후로 천천히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이 노동은 소비와 직결됩니다. 그래서 중요한데요.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예크는 “우리는 미국 소비자가 앞으로 몇 달 동안 경제전망을 이끌 것으로 본다”며 “초과저축은 사라져가고 있고 은행권의 신용 경색과 학자금 대출상환 재개, 정부 지원 감소는 실망스러운 부분”이라고 했습니다. 둔화 요인이 있는 만큼 하반기 소비를 잘 봐야 한다는 거겠죠.
연준의 추가 긴축도 결국은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것이라는 분석도 여전합니다. 마이클 가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연준이 7월과 9월, 두 번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는데요. 조셉 리틀 HSBC 자산운용 글로벌 수석 전략가는 “현재 경기침체 위험이 높으며 금융시장 상황이 급속히 긴축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가벼운 어닝 침체 상황에 있으며 기업들의 부도도 점점 더 발생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경기침체 시나리오는 1990년대 초반과 더 비슷할 것이며 우리의 중심 전망은 GDP의 1~2% 감소”라고 했습니다.
조셉 리틀의 경우 침체가 오면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게 인플레이션이 비교적 빨리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며 이렇게 되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전했는데요. 억만장자 투자자인 세스 클라르만 바우포스트 그룹의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의 목표는 경기를 둔화시키는 것이며 이를 위한 한 가지 방법은 경기침체를 일으키는 것”이라며 “사람들의 주머니에 있는 현금이 연말쯤 바닥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아마도 침체는 2024년 초에 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죠. 이 초과저축이 사라지는 시점을 전후가 상당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증시 상황 보겠습니다. 나스닥이 1983년 이후 상반기 최고의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는데요. 무려 40년 만이죠. 나스닥은 올 들어 이날까지 30.51%나 상승했습니다. S&P500은 3% 하락한 지가 3개월이 넘었는데 도이치뱅크에 따르면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긴 기간이라고 하는데요. 3월 말 이후 S&P는 상승이든 하락이든, 주간 평균 이동이 1%를 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난해 말에는 약 2.6%에 달했는데요. 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화했다 거겠죠.
이는 올 들어 강한 경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착륙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인공지능(AI) 바람이 겹친 결과인데요. 오안다의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인 에드워드 모야는 “미국 경제 데이터가 좋게 나온 뒤 투자자들이 AI 거래에 다시 몰려들면서 주식이 반등했다”며 “소비자신뢰지수는 노동시장이 빠르게 악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며 이는 올해 침체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라고 강조했습니다.
월가에서 이름난 세스 클라르만의 얘기 더 들어보죠. 클라르만은 “우리는 모든 것들이 버블인 상황에 있다. 엄청난 돈이 사실상 모든 것으로 흘러들어갔다. 역사적으로 낮은 금리와 심지어 제로금리가 그 거품을 촉발시켰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는 “모든 투자자들이 현재 처한 상황을 보고 어느 것이 진짜인지, 어느 부분을 견뎌낼 수 있을까?라고 따져봐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기회도 봅니다. 투자자들이 다음에 노릴 만한 곳으로 부동산을 지목했지요. 떨어졌을 때 투자하면 나중에 좋을 것이라는 얘기지요. 클라르만은 “부동산에는 근본적으로 도전적인 상황이 많지만 급매물이 나오고 대출이 감소하고 오피스 건물에 공실이 생기고 있다”며 “사람들이 보고 싶어할 사냥터”라고 했습니다. 최근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그룹 창업자도 “향후 2~3년 동안 값이 내려간 부동산 대출이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한 바 있는데요.
반면 침체 또는 추가 금리인상과 결합한 약세론도 여전합니다. 약세론자인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둔화하는 경제와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침체, 둔화하는 소비 트렌드는 하반기 주식시장의 거시요인이 더 도전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며 “우리는 위험보상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계속 생각한다”고 경고했는데요.
최근 오락가락하는 증시이긴 한데 확실히 내일 변수는 제롬 파월입니다. 미 동부시간 28일 오전9시30분(한국 시간 28일 밤10시30분) 파월 의장이 ‘유럽중앙은행(ECB) 중앙은행 포럼’ 토론에 참석하는데요.그 의 발언이 생각보다 강하든, 걱정했던 것보다 약하든 시장에 영향을 주겠죠. 다른 건 몰라도 연준 분석은 꼭 ‘3분 월스트리트’ 온라인 기사와 유튜브 해설을 통해 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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