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외국민을 포함한 전체 외국인 건강보험이 흑자를 본 가운데 중국은 여전히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전체로 볼 경우 보험료를 많게 내고 보험 혜택을 적게 누린 반면, 중국의 경우 보험료를 적게 내고 보험 혜택을 많이 누린 것이다.
28일 건보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해 재외국민을 포함한 전체 외국인이 낸 보험료는 1조 789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장가입자가 1조 2846억 원, 지역가입자는 5046억 원의 보험료를 지불했다.
외국인이 보험료로 병의원이나 약국 등 요양기관을 이용하고 건강보험에서 보험 급여로 받은 전체 금액은 1조 2332억 원이다. 종합하면 외국인이 지불한 건보료보다 보험급여를 적게 받으며 5560억 원의 흑자를 봤다.
중국인 건보 재정 적자 폭은 감소 추세이지만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 중국인 건보 재정 적자는 1509억 원인 반면, 2019년 987억 원, 2020년 239억 원, 2021년 109억 원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중국인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했으나 최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선 ‘한국 건강보험 활용법’ 등이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중국 SNS에서 ‘한국국민보험’을 검색하면 국민건강보험 가입 방법과 이용 팁, 병원 혜택 등 중국인 대상 정보제공 컨텐츠를 다수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인 여성 유학생 A씨가 지난 2월 샤오홍슈에 올린 영상이 이목을 모았다. 그는 “한국 국민건강보험 3월에 또 오른다는데, 기왕 오르는 거 성심성의껏 ‘양털’을 뽑아줘야지”라고 했다.
중국 젊은 층에서 쓰는 신조어 ‘하오양마오’는 양의 털을 뽑는다는 뜻이지만 실생활에서 ‘여러 혜택을 잘 활용해 이득을 취하는 행위’로 통한다. 우리말로 치면 ‘본전 뽑는다’는 의미다.
또 다른 중국인 여성 B씨는 ‘한국 건보는 왜 하오양마오일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면서 “한국 치과에서는 스케일링, 사랑니 발치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경기도 한 치과에서 스케일링과 발치를 했는데 다 합해 3만 8500원밖에 들지 않았다. 너무 싸지 않느냐?”며 영수증 사진 공개했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도 신청에 따라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외국인 유학생의 건강보험료는 체류자격이 유학(D-2)에 해당하는 경우 그 보험료의 50%를 경감받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외국인 건강보험 적용은 상호주의를 따라야 한다”면서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이 등록할 수 있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범위에 비해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인이 등록 가능한 범위가 훨씬 넓다. 중국인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리는 것으로 부당하고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