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내년부터 '혼잡통행료' 징수…차 끌고 가면 최대 3만원?

런던, 2003년 혼잡통행료 도입 이후 대기오염↓ 혼잡도↓
서울, 남산터널 1·3호 혼잡통행료 실험, 감소 효과 있어

교통체증이 심한 맨해튼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뉴욕시가 이르면 내년 봄부터 맨해튼 중심부에 진입하는 차량에 혼잡통행료를 부과한다.


CNN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도로청(FHA)이 혼잡통행료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뉴욕시의 계획을 승인했고 이르면 내년 봄부터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혼잡통행료 제도는 맨해튼 중심부인 센트럴파크 남단 60번가 밑으로 진입하는 승용차에 대해 출퇴근 시간대에 하루 최대 23달러(3만3000원)를 부과하는 것이다. 통행료는 9(1만2000원)~23달러(3만3000원) 사이일 것으로 예상되며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뉴욕시는 혼잡통행료로 연간 10억 달러(1조3067억원)의 재원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시는 해당 재원을 대중교통 시스템 보수와 확장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더불어 환경적 측면인 대기질 개선 또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일부 주에서는 혼잡통행료 제도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맨해튼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거주하는 뉴저지주(州)에서는 현재 허드슨강을 건널 때 내는 통행료 외에 혼잡통행료까지 내는 것은 과도한 부담이라는 주장이다. 뉴저지에서 맨해튼으로 가는 운전자들은 다리나 터널을 사용하기 위해 뉴욕 뉴저지 항만청에 17달러(2만2000원)의 통행료를 지불한다.


밥 메넨데스 뉴저지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미 뉴저지에서 맨해튼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허드슨 강, 이스트 강, 할렘 강을 가로질러 연결되는 많은 다리와 터널을 사용하기 위해 이미 큰 통행료를 지불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교통체증이 심한 맨해튼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뉴욕시는 혼잡통행료 제도는 도심의 교통량을 줄이고 대기질을 개선하며 대중교통 시스템을 보수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뉴욕시는 해당 제도를 2019년에 의회의 승인을 받고 2021년부터 도입하기로 했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승인을 미뤄 시행할 수 없었다.


그러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FHA가 혼잡통행료 제도 도입을 위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는 것을 허가하면서 빠르게 진행됐다.


실제로 영국 런던에서는 혼잡통행료를 2003년에 도입했다. 통행료는 하루 15파운드(2만5000원)이다. 런던은 이 제도를 실시한 후 1년 만에 런던의 교통혼잡은 30% 감소했고 대기오염은 44% 감소하는 효과를 얻었다.


이에 한국에서도 서울 남산 1·3호 터널을 지날 때 혼잡통행료의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17일부터 5월 16일까지 남산1·3호 터널혼잡료 징수를 일시 정지(면제) 했다. 평상시 혼잡통행료 징수 때 남산 1·3호 터널 하루 평균 통행 차량은 7만5619대 였으나 1단계 일방향 면제 때는 서울 도심 차량 통행량은 7만9550대로 5.2% 늘었고 2단계 양방향 면제 때는 8만5363대로 12.9% 늘었다.


이후 2000원 요금을 다시 부과한 5월 17일부터는 면제 전과 비슷한 7만5270대로 통행량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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