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햇빛연금' 전남 인구소멸 막는다

[재생에너지 사업 잇단 성과]
지역 태양광발전소 이익 공유 덕
안좌도 등 인구 이례적 증가 추세
신안군·어업인연합회 등 상생협약
해상풍력발전 사업도 체계적 추진

전남 신안군 임자도 해상풍력발전단지 전경. 사진 제공=전라남도

전국에서 인구소멸 위기지역이 가장 많은 전남도가 재생에너지를 앞세워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에 기반한 이른바 ‘햇빛연금’과 ‘바람연금’이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29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도내 22개 지자체 가운데 5개 시와 도청 소재지인 무안군을 제외한 16개 군 지역이 인구소멸 고위험지역이다. 이대로 인구가 계속 감소하면 지역경제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행정학자들은 기초단체가 정상적인 행정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구 마지노선을 6만명으로 본다. 하지만 차별화된 재생에너지 정책으로 전남 지자체들이 인구소멸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신안군 안좌도의 인구는 2020년 2988명에서 2021년 3087명으로 늘었고 올 4월에는 3172명을 기록했다. 안좌도의 인구가 이례적으로 증가한 원인으로는 전국 최초로 312MW 구모의 태양광발전소 가동에 따른 이익을 공유하는 햇빛연금이 꼽힌다. 안좌도 주민들은 2021년 4월부터 태양광발전으로 얻은 수익으로 매 분기마다 1인당 최고 51만 원의 햇빛연금을 받고 있다.





신안군에서는 그간 안좌도와 자라도, 지도, 사옥도 4개 섬에서 햇빛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올 4월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따라 임자도 주민 3147명에게도 첫 햇빛연금을 지급했다. 신안군은 앞으로 지역의 만 18세 미만 아동에게 연간 40만 원의 햇빛아동수당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햇빛연금의 후광 효과는 해상풍력발전으로 확산하고 있다. 신안군과 신안군어업인연합회, 신안해상풍력발전사협의체, 신안부유식풍력산업협회는 올 4월 상생협약을 통해 어민과 공존하는 해상풍력발전 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약속했다.


전남도는 태양광과 해상풍력의 미래 성장성 부문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할 만큼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환경 여건이 매우 우수하다. 특히 신안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 최대 8.2GW 규모의 해상풍력 프로젝트도 현재 1단계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또 농지 감소 없이 농사를 지으며 임차농, 소유주, 주민 모두 발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영농태양광발전단지’ 구축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남도는 재생에너지 개발을 통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성장의 기회가 주민 참여를 통해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전력다소비기업과 차세대 친환경기업 등을 적극 유치해 인구와 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풍력발전 보급촉진 특별법’과 ‘영농태양광발전사업 지원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률을 제정해 법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과제다.


강상구 전남도 에너지산업국장은 “신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는 인구소멸 위기와 고령화 시대에 정부 재원이 추가로 소요되지 않고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며 “전남도의 각 지자체가 재정 투입 없이 고군분투하는 인구소멸 대응책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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