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30일 김정태(71)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또다시 소환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김 전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지난달 18일 김 전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지 43일 만이다.
김 전 회장은 2008∼2012년 하나은행장, 2012∼2022년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해 대장동 개발 사업이 진행되던 시기 하나금융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 꼽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하나은행의 성남의뜰 컨소시엄 이탈 위기가 실재했는지,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의 이탈을 막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15년 대장동 개발 시행사 선정을 놓고 하나은행·대장동팀이 참여한 성남의뜰과 호반건설 등이 참여한 산업은행 컨소시엄이 경쟁하던 상황에서 호반건설이 하나은행을 자신들 쪽에 합류시키고자 압박했다고 본다.
호반건설의 '작전'으로 성남의뜰이 와해할 위기에 놓이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곽 전 의원에게 하나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부탁해 이탈을 막았고, 그 대가로 곽 전 의원에게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세후 25억원)을 건넸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곽 전 의원 사건 1심 재판부 역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김정태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을 하나의 컨소시엄으로 합치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적은 이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컨소시엄이 더 많은 이익을 얻도록 하자'고 제안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하나은행의 컨소시엄 이탈 위기가 존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곽 전 의원이 실제로 하나금융지주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곽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 등 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곽 전 의원 부자를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곽 전 의원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하나은행의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하거나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