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정 표 누아르이자 김선호 배우의 스크린 데뷔작 '귀공자'가 개봉한 이후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특히 김선호가 긴 휴식 기간을 가지고 복귀한 작품이기에 더욱 화제를 모았다.
'귀공자'(감독 박훈정)는 필리핀에서 불법 경기에 참여하고 어머니를 보살피는 마르코(강태주)가 아버지를 만나러 한국에 가게 되면서 정체불명의 인물들에게 쫓기는 이야기를 그린다. 마르코를 필사적으로 쫓는 귀공자(김선호), 한 이사(김강우), 그리고 윤주(고아라)의 추격전을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된다.
'귀공자'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는 김선호와 강태주다. 1980:1의 경쟁률을 뚫고 박훈정 감독의 손에 발탁된 신예 강태주는 박훈정 감독이 전작에서부터 발굴해낸 김다미, 신시아의 뒤를 잇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산한다. 코피노로 태어나 불법 경기장을 돌며 힘들게 살아온 마르코에 누구보다도 완벽하게 이입했다.
김선호 또한 이번 작품을 통해 스크린 데뷔를 하며 동시에 전작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역할을 연기했다. 항상 웃으며 친구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막상 싸움을 시작하면 아무 망설임 없이 타인을 공격하는 귀공자를 김선호만의 매력으로 풀어내 연기했다.
물론 부족한 요소들도 있다. 추격전을 중심으로 서사가 흘러간다지만 추격전의 비중이 너무 길어 스토리 자체에서 오는 흥미가 줄어든다. 스토리텔링 면에서도 개연성이 떨어지는 신들이 부분적으로 보여 작품에 집중하기 힘들다.
액션 연기도 마찬가지다. 주먹을 쓰는 마르코라는 캐릭터에 비해 정작 후반부에서 그 주먹을 활용한 액션이 크게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운 감정을 자아낸다. 하지만 액션에서 오는 긴장감이 부족해 보이는 신에서는 배우들이 읊조리는 말맛 넘치는 대사가 공백을 메꾸며 작품의 재미를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