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외국인도 영어나 중국어로 112 신고를 할 수 있도록 전문 통역 요원을 배치한다. 한국어를 하지 못하는 외국인이 이태원 참사 등 긴급한 상황에서 신고를 하지 못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은 2일 영어와 중국어 전문 통역요원을 각 2명씩 배치해 외국인의 112신고를 실시간으로 대응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경찰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통역 서비스를 이용해왔다. 경찰이 직접 통역 요원을 배치해 지난 6월 시범 서비스를 운영한 결과 외국인의 112 신고 접수 소요 시간은 기존 6분 13초에서 3분 52초로 2분 21초 단축됐다.
경찰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발생한 이태원 참사 과정에서 외국인의 112신고 한계가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이태원 참사로 희생한 외국인은 총 26명이었지만 참사 발생 직전까지 경찰에 접수된 112신고 93건 중 외국인이 한 신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 112신고를 하더라도 경찰과 제대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신고 자체를 꺼렸을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112로 전화하면 전문 통역인의 응대로 신속하게 경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주저하지 말고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