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규영(65·사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특훈교수 겸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장이 치매를 포함한 퇴행성 뇌 질환과 암 치료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올해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올해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고 교수를 선정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은 한국을 대표하는 탁월한 연구 성과를 이룬 과학기술인에게 주어지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고 교수는 뇌 속 노폐물 배출 경로, 림프절에 도달한 암세포의 생존 방식 등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에 발표함으로써 난치병의 치료 가능성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암 연구에서는 암세포가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쓴다는 기존 학계의 정설을 깨고 지방산을 활용해 림프절에 전이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고 교수는 전북대 의대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받고 1995년부터 전북대 의대와 포스텍, KAIST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2015년부터 IBS 단장을 겸임하고 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를 지내며 최근 국가적으로 필요성이 커진 의과학자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호암상과 아산의학상 등을 수상했다.
고 교수는 “연구 분야의 발견들이 이제 쥐 실험을 넘어 영장류 실험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사람) 환자를 대상으로도 도전하고 치매 치료에 도움이 되는 신약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5일 개최하는 제1회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에서 고 교수에게 대통령 상장과 상금 3억 원을 수여할 계획이다.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는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논의한 한인 과학자 교류 강화를 위한 행사다. 한국 여성 최초로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와 전자공학과 종신교수로 임용된 이진형 교수와 노벨상 수상자인 배리 배리시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등 1000여 명의 국내외 과학자가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