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민주, 마약에 도취" vs 野 "입에 못 담을 망언"

이달 국회 시작도 전에 장외전
野 노란봉투법 등 강행 처리에
김기현 국힘 당대표 작심 비판
민주 "정신 차리고 사과" 맞불
후쿠시마 오염수 여론전도 지속
이재명 "당정, 괴담 소리 멈춰라"
여야 강대강 대치 예고에 ‘전운’

이재명(앞줄 왼쪽 두 번째) 대표와 박광온(〃 세 번째)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규탄 범국민 대회’에 참여해 구호를 외치며 박수 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김기현(앞줄 왼쪽 네 번째) 대표와 윤재옥(〃 다섯 번째) 원내대표 등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본회의 후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하반기 들어서자마자 장외에서 격돌하며 정국을 한층 경색시키고 있다. 여야가 내년도 총선을 겨냥한 대결 구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서 7월 임시국회는 문을 열기도 전에 파행을 예고하게 됐다.


여야 장외 신경전은 6월 말 야당이 쟁점 사안들을 국회 본회의에서 일방적으로 표결 처리하면서 격화했다. 노란봉투법 본회의 부의 안건, 이태원참사특별법에 대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안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 결의안 등이 여당의 반대 속에 강행된 쟁점 안건이었다. 이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일 “(더불어민주당이) 마약에 도취돼 오로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면서 국민의 참사마저도 정쟁의 도구로 악용하는 아주 나쁜 짓을 하고 있다” “불치병에 걸렸다”고 비판했다. 이튿날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기자 간담회를 열고 김 대표를 향해 “정신 차리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조 사무총장은 “정부 여당의 책임 회피를 위해 참사마저 정쟁화하는 여당 대표의 망언이야말로 비정함을 넘어 참으로 파렴치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 이어 “(사과를 하지 않으면) 당 차원의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놓고도 여야는 날 선 공격을 주고받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앞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규탄 범국민 대회’를 열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국민들을 괴담 유포한다며 수사한다고 협박하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윤석열 정부를 맹비난했다. 그는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쓸데없는 괴담 소리 하지 말고 대한민국 주권을 지키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이) 내년 총선 전략을 국민 갈등, 그리고 거짓 선동으로 잡았다”고 맞받아쳤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 수위 높은 발언으로 설전을 벌이면서 7월 임시국회도 일찌감치 험로가 예상된다. 여야 원내 지도부의 일정 협의에 따라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7월 임시국회는 첫 주를 건너뛰고 10일께에나 소집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강행하자 국민의힘은 ‘오염수 청문회’ 개최 거부로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같은 날 야당이 본회의 부의를 강행한 노란봉투법은 7월 임시국회에서 표결을 거쳐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바 있다. 특히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요청안이 제출될 경우 야당에서 그를 부적격 인사로 규정한 만큼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어 여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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