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좁다"…글로벌 향하는 K패션 플랫폼

주고객 10대인구 10년새 27% ↓
출혈경쟁 벌이며 적자폭도 커져
W컨셉, 美 현지서 공격 마케팅
인플루언서 연결 매니징 사업도
지그재그도 日·북미시장 노크


국내 저출산 문제가 심화하자 K패션 플랫폼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 고객층인 10~20대 인구수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특히 e커머스 시장 확장 초기인 일본과 K콘텐츠 열풍이 불고 있는 북미 지역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6년 미국에 진출한 W컨셉은 올해 현지 영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K콘텐츠 열풍이 K패션 인기로 이어지면서 매출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W컨셉은 미국에서 물류센터를 임차해 빠른 배송과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세워 2020년까지 1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펜데믹 여파 등에 2021년 매출이 45억 원까지 줄었으나 지난해 61억 원으로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올해는 패션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를 연결하는 매니징 플랫폼 사업을 통해 인지도를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경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물건을 사고파는 마켓 규모가 큰 만큼 인기 인플루언서를 통해 입점 브랜드를 알리고, W컨셉으로 유입되는 신규 고객 수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에이블리는 올 하반기에 국내 소상공인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새 글로벌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단순 판매중개인 역할이었다면, 앞으로는 해외에서 접수된 주문의 배송부터 반품 및 교환, 고객서비스(CS)까지 대신해주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블리는 2020년 일본에 진출해 한국 플랫폼으로는 유일하게 현지 패션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순위 상위 5위에 등극하는 성과를 냈다. 일본에서 주문하면 빠르면 5일 이내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도록 국내에서 풀필먼트 서비스를 구축한 것도 주효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일본 시장의 성과를 바탕으로 아시아와 북미로 판로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일본·싱가포르 등 13개 국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무신사 역시 일본 시장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2020년 일본의 e커머스 시장규모는 19조 2779억엔(약 176조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한국이 161조 원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인구 대비 e커머스 시장규모가 적어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널디'와 '디스이즈네버댓' 등 무신사가 강점을 가진 스트리트 패션이 일본 10~20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이밖에 카카오스타일의 지그재그도 일본과 북미에서 법인을 출범한 뒤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며 정식 출시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패션 플랫폼이 글로벌 확장을 서두르는 가장 큰 배경은 주 고객층인 10~20대 인수의 감소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2년 약 645만 명이었던 10~19세 인구수는 지난해 470만 명으로 10년 새 27% 줄었다. 여기에 쿠폰 할인 등 출혈경쟁이 이어지며 실적이 악화된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그재그는 지난해 매출이 10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56% 급증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80억 원에서 518억 원으로 불었다. 에이블리도 지난해 744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경우 성숙기에 진입한 만큼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해외에서 새 성장동력을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